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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경쟁사 특허 등록 저지 방안

'제삼자 정보제공',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
특허 출원서 공개 6개월 전 등 조건 준수

특허 분쟁은 흔히 전쟁에 비유된다. 2011년 시작된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도 세기의 ‘특허 전쟁’으로 표현되곤 하였다. 특허 분쟁의 결과에 따라 기업의 주가와 매출이 출렁거리고 심각한 경우에는 기업의 생사가 갈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실제 전쟁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시대를 초월한 전쟁론의 고전인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큰 비용과 자원을 소모하는 전쟁을 병법 가운데 가장 하책으로 보았다. 손자는 적의 침략 의도를 사전에 굴복시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벌모(伐謀)를 최상책으로 꼽는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벌모와 같은 전략이 특허 세계에도 있을까? 굳이 하나를 뽑자면 법정·행정 소송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경쟁사의 특허 등록을 사전에 저지할 수 있는 제삼자 정보제공(Third-Party Submission)이 있다.

제삼자 정보제공은 어떤 발명에 대한 특허출원 중 제삼자가 해당 발명과 관련된 선행문서를 미국 특허청에 제출하면 담당 심사관이 제출된 선행문서를 심사에 고려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특허청 심사관이 제삼자 정보제공을 통해 제출된 선행문서를 인용하여 청구된 발명을 거절할 수 있어 경쟁사의 특허 등록을 저지 혹은 방해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출원 진행 중 특허허여통지(Notice of Allowance)가 나오기 전 특정 기간에만 제출 가능하며, 특허 출원서의 공개로부터 6개월 또는 첫 번째 거절통지서(Office Action)가 나온 날 중 늦은 날짜 이전일까지 제출할 수 있다. 제삼자 정보제공은 익명으로도 제출할 수 있다. 제삼자 정보제공 서류를 특허청에 제출하는 제출자의 정보는 대중에 공개되기 때문에 보통 제삼자가 로펌을 통해 익명으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출 가능한 자료로는 등록 특허, 특허출원서, 혹은 인쇄된 간행물로 제한된다.

미국 특허청에서는 제삼자 정보제공 시 선행문서와 해당 발명의 연관성에 대한 간단한 설명(Concise Description)도 같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명과의 연관성에 대한 일반적인 서술(Narrative) 혹은 청구항 차트(Claim Chart)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선행문서의 어느 부분이 청구된 발명과 연관되는지 설명하는 등 ‘사실’에 기반을 둔 설명만 허용되고, 해당 발명의 특허성에 대한 ‘주장’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제삼자 정보제공은 선행문서가 특허청에 제출된 후 특허 심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즉, 심사관이 제출된 선행문서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거나 무시해도 제삼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오히려 출원 과정에서 해당 선행문서가 검토된 것으로 고려되어 추후 등록된 특허를 제출된 선행문서로 무효화시키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제삼자 정보제공은 특허가 등록된 후 진행할 수 있는 특허 무효 절차인 특허무효심판(Inter Partes Review) 대비 비용이 대략 1~2% 정도로 저렴하고 익명으로 제출 가능하며 제출된 선행문서가 발명의 거절 이유로 인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 경쟁사와 싸우지 않고 상대의 핵심 발명이 특허로 등록되는 것을 저지하고 싶은 경우 활용하기에 좋은 제도로 보인다.

▶문의: (312)807-4315


장광호 / K&L Gates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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