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아시안 증오범죄 개선되지 않았다

올해 시 전역 아시안 증오범죄 400% 증가
“동종 범죄 전과자 재범 등 사법체계 문제”
NYPD.FBI NY 공동 대응 캠페인 시작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뉴욕의 아시안 주민들이 여전히 폭력적인 증오범죄에 대한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아시안 증오범죄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연방정부 차원에서 증오범죄방지법이 제정됐음에도 체감되는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 급증세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신고된 시 전역 아시안 증오범죄는 10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발생한 21건에 비해서 400%나 증가했다.

NYPD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 지난해부터 아시안증오범죄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또한 범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사복 차림의 아시아계 경찰들을 시내에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문제는 경찰이 아니라 사법 시스템”이라면서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즉 경찰에 의해 증오범죄 용의자가 체포돼 기소된 후에도 보석 등으로 구치소에서 나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NYPD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30일까지 용의자를 체포한 27건의 아시안 증오범죄 중 23건의 용의자가 과거에도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범죄 전과자에 대한 처벌과 재발 방지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황 개선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타당성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시 당국이 연방기관과 연계해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에 대한 캠페인에 나섰다.

14일 NYPD와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는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처하는 공동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더못 셰이 NYPD 국장은 “피해를 당할 경우 이민신분에 상관없이 반드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철저하고 엄격하게 조사할 것”을 약속했다.

윌리엄 스위니 FBI 부국장은 뉴욕시민들에게 “주변에서 범죄상황 등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청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한국어·중국어·인도어·베트남어 등 다양한 아시안 언어로 번역돼 각종 SSN 등을 통해 여러 커뮤니티에 전달될 예정이다.


장은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