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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능지수와 영성지수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한국에 왜 갈수록 범죄율이 높아지는 것일까? 그리고 소위 먹물깨나 먹었다는 이들의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여러 원인 중 하나가 지능지상주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능지수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부모들은 자식의 지능지수가 높다고 하면 뛸 듯이 기뻐한다. 일류대 합격을 보장받고 늘 탄탄대로만 달릴 듯이 생각한다. 아이들도 자신의 높은 지능지수를 자랑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사람이라는 자만심을 가진 아이들도 적지 않다. 사회적으로도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는 국제적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나라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한 외국인 학자는 한국은 서민들의 생계형 범죄보다 엘리트 계급의 범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고학력군, 지능지수가 높은 자들이 저지르는 범죄율은 감소는커녕 증가 추세를 보이고, 그들은 배우지 못한 잡범들은 꿈도 꾸지 못한 거액을 두꺼비 파리 삼키듯 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영성가들은 사람들이 지능지수만 높고 영성지수가 낮을 때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영성이란 무엇인가? ‘영성’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삶과는 다른 어떤 것’, ‘유별한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것’, 혹은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도피처로 삼는 곳’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영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각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부 종교인들이 기행을 일삼거나 세상을 등진 것이 영성인 양 가르쳐서 생긴 부작용이다.

영성은 내가 사는 세상과 관련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정신의 영역이다. 영성이란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 나와 내가 사는 환경과의 관계, 그리고 나의 존재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즉 영성지수가 높다는 것은 관계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배려와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이렇게 영성지수가 높은 사람들을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인(SAINT)이라고 부른다.

반면 지능지수는 높은데 영성지수가 낮으면 어떤 현상이 생기는가?

첫 번째, 잔머리를 굴리는 야비한 사기꾼들이 생긴다. 서민들의 잔돈을 뜯어먹는 금융사기꾼들이 여기 해당한다. 이들은 합법을 가장한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자들이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산다는 말을 신조로 삼고 산다.

두 번째, 돈과 권력만 가지면 상류층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신종 천민들이 생긴다. 이들은 자신들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마약·음주운전·갑질·폭행 등의 범죄행각을 벌인다. 그리고 ‘내가 누군데’,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하면서 허세를 부린다. 이런 정서적 천민들은 사회를 오염시키는 근원이다.

심리학자 엘리엇 튜리얼이 말하길 “아이들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잘못이라는 절대적 진리를 주춧돌로 삼고 그 위에 도덕에 대한 이해를 하나하나 건설해가야 한다”고 하였다. 영성을 어린 시절부터 익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한 사회의 건강 수준은 사회구성원의 영성지수와 비례한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 영성지수가 높은 사람들도 많다. 그 사례로 들 수 있는 것이 명동밥집이다. 염수정 추기경이 명동밥집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봉사자는 몇 명이나 올까, 후원금은 얼마나 들어올까, 얼마나 지속될까 하고.

그런데 봉사자가 무려 700명이 지원하였고 후원자들도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노숙인들과 같이 식사하고 후원금 봉투를 조용히 놓고 가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소리 없이 선행을 베푸는 영성지수가 높은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영성지수가 높은 의인들이 작은 촛불이 되어 우리 사회를 비추고 있다. 이런 촛불들이 더 많아져서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선진국이 되길 희망한다.


홍성남 /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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