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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트] “세계 밤하늘 공원과 별 걱정”

지난 주말 필자는, 별 볼 일 없는 도시를 떠나, 별이 쏟아진다는 펜실베이니아 체리 스프링스 주립공원에 다녀왔다. 이 공원은 1988년에 설립된 세계 밤하늘 공원 협회(International Dark Sky Association, IDA)에서 지정한 전 세계 90여 개 ‘밤하늘공원(IDSP)’ 중 하나로, 미 동북부에서는 최고의 공원이라고 한다. 비록 날씨가 흐려서 많은 별을 볼 수는 없었지만, 밤새 근무한다는 친절한 파크 레인저의 가이드를 받을 수 있었다.

몇 년 전, 브라이스 캐니언 천문 관측 행사장에서, 새까맣게 탁 트인 밤하늘에도 이렇게 공식적인 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천체 망원경을 통해 본 목성의 줄무늬와 토성의 고리를 잊을 수가 없다. 마치 천체 망원경 반대편에 사진을 붙여 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또렷해서 필자가 직접 확인까지 하며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있다. 밤하늘 등급은 불빛 공해의 정도와 행성 및 별들이 얼마나 선명하게 보이는가가 기준이란다. 참고로, 한국에는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경북 영양 반딧불이 생태 공원이 아직 유일한 공식적인 세계 밤하늘공원이다.

불빛이 없던 옛날엔 더욱 밝고 찬란했을 달과 별들. 고대인들은 달과 별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자연 현상이 세상살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북극성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밤하늘의 길잡이가 되고 있고, 다양한 달과 별의 변화는 또한 삶의 지표가 되기도 하였는데, 이를 반영한 것 중 하나가 캘린더의 발명이다.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를 기준으로 한 고대 이집트력은 태양력처럼 1년 365일을 기준으로 만든 캘린더다. 달의 삭망 주기를 기반으로 한 음력 캘린더도 있는데, 필자의 어머니는 아직도 가족의 생일마다 동그라미를 쳐 놓고 음력 생일날이면 생일 축하 전화를 하시곤 한다.

목성과 금성 등 행성을 기반으로 한 캘린더도 있었다. 고대 중국인들은 식물생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던 목성(Jupiter)이 태양을 12년에 한 번 돈다는 것 등에 착안하여 12간지를 만들었다. 마야인들은 금성(Venus)을 기준으로 먼 과거와 미래까지도 점칠 수 있게 고안된 캘린더를 만들었다고 한다. 마야인들이 계산해 낸 금성과 지구의 회합주기는 584일로서, 현대장비로 관측한 결과와 오차가 거의 없다고 하니 대단하다. 마야인에게 예지력의 근원이 된 금성은 하루에 두 번 떠오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벽녘에 동쪽에 떠오르는 금성을 ‘샛별’로, 해 질 녘에 서쪽에 떠오르는 금성을 ‘개밥바라기별’이라고 부른다. 고된 하루 끝에 집에 돌아와, 온종일 집을 지키던 개에게 밥을 주던 시간쯤에 빛난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니, 우리 선조님들의 표현이 참 진솔하고 멋스럽다.



그렇게 밤하늘을 보며 상념에 잠겨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노래도 흥얼거려보는데, 한 편으로는 이제 저 하늘의 달과 별에 우주선을 타고 직접 가는 세상이란 걸 깨닫는다. 각 나라 간에 바야흐로, 저 별이 진짜 누구 별이냐 하는 우주 재산권 각축 다툼이 있었다. 그래서 1967년 유엔은, 회원국 60개국의 서명을 받아 ‘우주조약’을 체결하였다고 한다. ‘지구를 제외한 모든 우주 공간과 천체는 모든 인류에게 열려 있으며, 어느 국가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말 별 별 걱정을 다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류은주 / 전 화이자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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