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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개선되지 않는 '재외유권자 투표'

투표소 부족 등 문제 여전
"비행기 타고 와 투표할 판"
내년 대선 앞두고 비판 커져
"개정안 통과 서둘러야" 지적

지난달 21일 LA총영사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재외 모의선거에서 영사관 직원들이 신분확인 절차를 마치고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김상진 기자

지난달 21일 LA총영사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재외 모의선거에서 영사관 직원들이 신분확인 절차를 마치고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김상진 기자

지난 2017년 4월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유권자 등록을 한 전체 재외유권자는 29만8000명에 달했다. 이중 LA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는 1만3631명(추정 유권자는 약 20만 명)이 등록을 해 재외공관 중 상위권을 기록했다. LA총영사관 관할 지역(남가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에 재외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6일 동안 운영된 투표소는 LA총영사관, 오렌지카운티, 샌디에이고카운티 3곳에 불과했다. 남가주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재외유권자들은 투표를 위해 차로 3~8시간, 비행기로 1~2시간을 이동해야 했다. 우편투표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시 재외선거 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9584명, 유권자 등록 대비 70.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30%의 유권자는 투표를 포기한 셈이다. 4개 주의 넓은 지역에 비해 턱없이 적었던 투표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한국 국회에는 재외유권자를 위한 투표소 확대와 우편투표 허용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이와 관련 내년 2월의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재외유권자들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서는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한인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 재외선거 코앞

2022년 2월 23~28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재외선거를 앞두고 재외유권자 편의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이와 달리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기존 재외선거제도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한인사회는 10년째 ▶유권자 등록방법 완화 ▶재외투표소 확대 ▶우편투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법안 개정 권한을 쥔 한국 국회, 여당과 야당은 법안 발의만 반복하고 있다. 재외선거제도 도입 취지만 유지한 채 현지 여론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2007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가 재외국민 선거권 침해 및 보통선거 원칙 위반으로 공직선거법 관련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뒤 재외선거제도가 도입됐다. 이 제도 도입 직후부터 LA한인사회 등에서는 선거 참여 확대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재외유권자 투표의 편의 확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재외선거제도 중 바뀐 내용은 재외유권자 온라인 등록 허용뿐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재외공관별 투표소는 최대 3곳만 가능하다. 우편투표는 불가능하다. 한국 여야는 재외선거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재외투표소 확대와 우편투표제 도입이 ‘시기상조’라며 외면하고 있다. 재외투표소 확대는 인력충원과 비용확대 문제, 우편투표는 투명성과 신뢰성 문제를 수용 거부 이유로 꼽았다.

◆재외유권자 참정권 피해

한국 국회는 선거철 때만 재외유권자를 희망고문 하듯 관련 법안을 발의한다. 법안은 발의 후 심의·의결을 거쳐 통과돼야 발효된다. 한국 여야는 재외선거제도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유권자 표심 계산 등으로 발의안 통과를 번번이 거부했다.

한인 유권자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지점이다. 이들은 “황새에게는 접시를 여우에게는 병을 준 것과 같다”며 “LA총영사관 관할지역은 한국보다 몇 배가 넓다. 이런 지역특성을 무시한 채 재외투표소 3곳만 고집하는 것은 재외유권자 참정권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한다. 여야가 헌법이 보장한 재외국민 참정권을 위해 재외유권자 편의확대를 위한 법률 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외국민 참정권 확대는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개정법률안 통과시켜야

지난 5월 국회에는 ‘재외선거 투표소 확대, 우편투표 도입’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 법률안 3개가 발의됐다. 김석기 의원(국민의 힘)은 발의안에서 우편투표소를 도입하고 투표소 추가설치 기준을 인구 4만 명에서 2만 명으로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공관투표소를 제외한 추가투표소를 최대 2개소로 제한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도 담았다. 설훈·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재외선거 우편투표 도입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내년 3월 전 공직선거법 개정법률안 통과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시간이 부족해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재외선거인 유권자 등록은 이미 시작해 2022년 1월 18일까지 접수한다”며 “9월부터 재외선거 체제에 돌입한다. 재외투표소 확대와 우편투표 도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 전에 발의안이 통과되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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