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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사회와 개인의 책임, 그리고 형평성

래리 호건 주지사가 메릴랜드 전역에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포한 것은 2020년 3월 5일이었다. 이 비상사태는 1년 3개월여 만인 7월 1일부로 해제됐다.

7월 초까지 30개 주가 비상사태 해제를 선포했다. 버지니아는 6월 30일, 워싱턴 DC는 5월 20일, 뉴욕은 6월 24일을 기점으로 코비드-19 비상이 막을 내렸다.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권리가 없다고 법원이 판결한 주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이다. 미시간은 2020년 10월 12일, 위스콘신은 2021년 3월 31일 비상사태를 종료해야 했다.

비상사태가 끝났는가 아닌가가 중요한 이유는 수많은 정책의 향방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통제와 관리에 대한 명분의 이슈다. 사람들이 락다운을 받아들이고 순응한 것은 비상사태 중에서도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로 인한 비상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살고 봐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테스팅도 제한적이고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는 가장 강력한 형태의 시민 통제라고 할 수 있는 계엄령(Martial Law)까지 언급될 정도였다.

꼭 필요한 이유가 아니라면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행정명령이 차츰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운신의 폭이 커지고,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마스크 착용 규제마저 풀리자 사람들은 지나간 시간에 감수한 불편함의 당위성에 대해 잊어버리기 시작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신뢰인지, 지나치게 낙관적인 건지, 머리 아픈 사회현상에 대한 무관심인지, 혹은 그 모두인지 경계는 모호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 한가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과 그러지 못하는 것의 차이는 개인의 역량이자 책임이라는 것이다.

공중보건 위협이라는 예상치 못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타격 입은 경제일 텐데, 만사가 그렇듯 피해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정부가 누구를 어느 만큼 돕는 것이 공평한가라는 명제는 제갈공명이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쉽게 판가름 나지 않을 것이다.

비상사태를 종료하면서 호건 주지사가 같이 단행한 것은 실업수당에 더해지는 추가 연방 지원금 중단인데, 두 그룹의 주민들로부터 고소당했고 순회법원은 지난 3일 추가 지원금 중단을 잠정적으로 금지했다. 래리 플래처-힐 판사는 호건 주지사의 항소 마저 기각했다. 매주 연방 추가 지원금 300달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약 16만 명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메릴랜드 총주민 수는 620만 명 선이다.

연방 추가 지원금 중단의 배경은 스몰 비즈니스들이 총체적으로 겪고 있는 ‘구인난’이다. 경제적 구조를 놓고 볼 때 스몰 비즈니스가 창출하는 수익이 높은 것은 절대 아니다. 스몰 비즈니스들이 직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임금 또한 최저치를 크게 웃돌지 못한다. 그러나 스몰 비즈니스는 지역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중요 요소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말하자면 저임금 노동력을 흡수/수용하는 완충지대다.

연방 추가 지원금 300달러 중단을 둘러싸고 찬반이 분분하다. 공짜 돈 그만 누리고 나가서 일을 하라는 찬성파는 내가 낸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것 같아 심기가 불편하다.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임금을 보장하는 직장을 늘리라며 반대파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높은 임금을 주는 직업에 취직하기 위해 기술을 배우라는 질타가 이어진다. 수십, 수백 군데 지원했으나 취업하지 못해 파트 타임을 두세 개 뛰어야 겨우 연명한다는 비명이 난무한다.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이 싸움의 승자는 주민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여야 할 복지가 포퓰리즘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모두의 책임이다. 사회가 조각날수록, 서로 탓하고 손가락질하며 싸울수록 신이 나는 건 정치꾼들임을 잊지 말자. 노블레스 오블리주까지는 못 가도 측은지심을 가질 정도의 여유, 타인의 열악한 환경이 온전히 그 사람 개인의 무능력 때문이라는 기계적 판단을 유보할 수 있을 만큼의 통찰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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