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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의 신 미국유람] 뜨끈뜨끈 온천수 '콸콸'…몸도 마음도 절로 '휴식'

<10> 아칸소 핫스피링스 국립공원

핫스프링스국립공원 방문자 센터. 옛날 포다이스 배스하우스 건물인데 100여년 전부터 운영되던 옛날 온천장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앙포토]

핫스프링스국립공원 방문자 센터. 옛날 포다이스 배스하우스 건물인데 100여년 전부터 운영되던 옛날 온천장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앙포토]

오자크 배스하우스(Ozark Bathhouse). 핫스프링스에는 100년 이상된 이런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다. [중앙포토]

오자크 배스하우스(Ozark Bathhouse). 핫스프링스에는 100년 이상된 이런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다. [중앙포토]

핫스프링스 시가지 모습. 전국에서 몰려오는 방문객들로 늘 붐빈다. [중앙포토]

핫스프링스 시가지 모습. 전국에서 몰려오는 방문객들로 늘 붐빈다. [중앙포토]

미국 유일의 온천 국립공원
올해로 딱 100년 맞은 명소

1만4000년전부터 '휴양지'
하이킹 즐기며 쉬기 좋아


미국엔 60여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산이 높고 웅장하다든지 협곡이 깊다든지 아니면 호수가 크다든지 또는 동굴이 길고 특이하다든지 나름대로 지정된 이유가 있다. 그런데 온천물이 특별하다면 어떨까?



중부 아칸소주에 가면 미국에선 유일무이하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온천이 있다. 이렇게 넓고 큰 미국 땅에 비슷한 온천이 얼마나 많겠는가. 전국에 깔려있는 그 많은 온천 중에 오직 이곳만 국립공원으로 선정된 이유가 무엇일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궁금증을 못 이기고 직접 찾아가 보았다. 이름하여 아칸소 핫스프링스 국립공원 (Hot Springs National Park)이다.

한국 사람은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 보다 온천욕을 좋아하는 민족이다. 아마 밥은 한 끼 굶어도 따뜻한 온천탕 속에 몸 담그고 있는데 독촉하여 어서 나오라면 화부터 안 낼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만일 이 온천 국립공원이 한인들이 많이 사는 애틀랜타나 뉴욕 또는 LA 근교에 있다면 한국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도 남으리라.

아칸소주 핫스프링스는 미남이면서 달변가로도 유명한 빌 크린턴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가장 큰 도로인 센트럴 길 양쪽에는 큼직한 그의 사진이 늘 걸려있다. 남자가 봐도 질투가 날 정도로 잘 생겼는데 여자들이 볼 때는 어땠을까.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도 올랐고 ‘부적절한 관계’라는 말도 생겼을 것이다. 그 때문에 현직 대통령에 있으면서 본인도 물론 많은 시련을 겪었고 개인적으로는 이곳에 올 때마다 그의 아내 힐러리 클린턴 여사의 마음도 헤아려 보게 된다.

핫스프링스 국립공원은 약5000에이커 넓이로 1921년에 18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니 올해로 꼭 100년을 맞았다. 원래 이곳은 ‘루이지애나 테리토리’라고 불리던 프랑스 땅이었는데 1803년 제퍼슨 대통령이 땅 전체를 매입하여 미국령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온천이 발견된 지는 1만4000년을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원주민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그때부터 온천수의 효능과 영험함을 알고 이곳에 자주 와서 목욕도 하고 음료수로도 사용해 왔다고 한다.

냉각시킨 온천수를 장복하면 특히 위장에 큰 효험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타운의 주 도로인 센트럴 길 방문자 주차장 옆에는 냉각수 받는 수도 꼭지 시설이 꽤나 많고 큰 물통을 양손에 들고 순서를 기다리는 노인들은 물 받는 일을 하루 일과로 삼고 있는 듯하다. 방문자들을 위해 1갤런 짜리 빈 물통을 파는 가게도 있다.

이곳 온천 국립공원에는 다른 곳과 다른 특별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온천탕에 들어가기 전에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는 것이다. 방문객의 아픈 곳을 보거나 들은 의사가 지정해 주는 탕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물의 온도와 미네랄 함유량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온천장 타운 안에는 대략 50개의 호텔이 밀집해 있는데 의사의 진찰을 받고 탕에 들어가는 호텔은 고작 서너 군데밖에 없다.

온천을 즐기기 전후에 뜨거운 온천수가 흘러내리는 핫스프링스 마운틴 하이킹도 좋다. 자동차로 올라가도 되고 3마일 정도 등산로를 따라 걸어도 좋다. 정상 전망대에 올라서서 발 아래 사방을 내려다 보면 개천에서 용 났다는 클린턴가의 수박밭은 보이지 않지만 건너편에 있는 웨스트 마운트 정상까지 시원하게 보여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나무가 울창해 단풍철에 방문한다면 훨씬 더 좋을 듯 싶다.

13년 전인 2008년 미국 50개주 최고봉 등정 대장정에 올랐을 때 처음 이곳을 지나면서 이런 시골 벽촌에서 남편은 대통령, 본인은 국무장관에 대통령 일보직전까지 갔던 힐러리 여사의 시댁이야 말로 집터가 얼마나 좋을까 부러운 마음이 들었던 생각이 난다. 그 후에도 몇 번을 왔건만 그 좋다는 집터는 구경조차 못 해본 것이 참으로 후회스럽다.

#여행메모

아칸소주는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받은 영화 ‘미나리’의 배경이 된 곳이다. 아칸소주는 미국의 최대 쌀 생산지이기도 하다. 월남미라고도 하고 알랑미라고 도 불렀던 길쭉길쭉하고 찰지지 않은 품종이 주로 재배되는데 경작지가 끝도 안 보일 만큼 넓다. 온천에서 숙박할 경우 50여개의 호텔 중 객실까지 온천수가 바로 들어오는 호텔은 최상급의 4군데뿐이라고 하니 필히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도시 전체가 국립공원이어서 따로 공원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김평식 / 여행 등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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