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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Summertime

속눈썹을 껌뻑거리며 적당히 기댄 채

엇비슷 시선이 교차하는 오후 낮게 허밍 하며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 줍는 구부러짐

부드럽게 한 번에 휘는 곡선으로



발을 감춘 청남빛으로 물이 쏟아지듯 휘어지는

눈이 부신 *알제의 태양이라든가

깊은 나무 그늘에 숨겨진 피아노라든가

한데 어울려 느리게 **사라방드춤추듯

청록색으로 번지는 나무의 품

2B 연필로 창문을 그린다

여름의 열기 한겹 두겹 두텁게 초록보다 진하게

침묵보다 무겁게 쌓인다

미동도 하지 않고 나무는 여름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래전 인화된 사진이 클로즈업되듯

창문엔 연필로 스케치한 바람이 가득하다



* 카뮈의 ‘이방인’에서

** 느리고 우아한 스페인 춤곡


김종란 / 시인·맨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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