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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호박꽃 이야기

작년 한 해는 꼬박 본의 아니게 가택연금 비슷하게 지내는 한해가 되다보니 본래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질인지라 이것 저것하다가 가장 힘들다는 밭을 두줄 만들었다. 척박한 잔디밭을 걷어내고 만들다보니 너무 힘들어 괜히 시작했나 할정도로 후회가 된다. 며칠을 걸려 제법 번듯하게 두줄의 밭을 조성하고나니 그런데로 보기 싫지는 않아 하길 잘했구나. 하고 위로해본다.

자세히도 모르면서 대강 호박재배법을 보고난후 호박 모종을 12 포기 사다 심었는데 그런데로 한 두어달되니 한국의 시골에서 볼법한 제법 그럴싸한 호박넝쿨이 줄을타고 담벼럭 나무가지를 휘감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호박을 그대로 두면 주렁 주렁 열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다시 재배법을 보니 암꽃이 열리면 숫꽃에서 꽃의 중간에 있는 꽃대에서 꽃가루를 수정해주어야 암꽃에 있는 호박열매가 떨어지지 않고 자란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으니…. 대부분은 벌들이 옮겨 준다는데 수정을 못받은 암꽃의 호박열매는 그대로 말라 떨어지는 모양이다.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암꽃이 네송이 피었는데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한국 시골에서 보는 풍경이 뒷마당에서 보다니 역시 밭을 만들길 잘했다고 하고 위안을 해본다. 암꽃 네송이는 피었으나 아무리 둘러보아도 아직 수꽃이 하나도 보이질 않아 어쩔수 없이 그대로 두었더니 다음날 천천히 시들면서 꽃과 열매가 맥없이 떨어져 나간다.

며칠 후 다시 암꽃 여러송이가 피었는데 마침 숫꽃도 같이 피었다. 수꽃을 따서 옆의 꽃잎을 따내고 중간의 꽃대를 암꽃의 중간 꽃대에 살살 문질러 주었다. 과연 며칠이 지나도 떨어지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이 정말 보기에 좋았다. 벌써 애호박 세개를 수확해서 반찬용으로 요리하니 그렇게 보드랍고 맛이 얼마나 좋은지 오늘은 몇개나 달렸나 세어보는것이 나의 요즘 즐거움이다.

보통 농사를 아는분들은 모두가 아는 상식이나 초보자에게는 그렇게 신기한 현상이 아닐수 없다. 아하 호박도 그렇게 자연의 법칙이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호박이나 참외, 수박, 오이 등 모든 과일이나 채소한포기가 귀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단호박은 서너 개가 달렸는데 그중한개는 수정을 해주었는데도 이틀 후 노랗게 말라 떨어지는것은 이유를 알수없다…. 옛적 시골 할머니댁에 갔을 때 호박잎을 살짝 삶아내어 밥을 사서 먹은 기억이 떠올라 보드랍고 깨끗한 잎만 골라 그대로 해보았더니 오랫만에 느낀 호박잎 쌈에 감탄을 냅다 내질렀다. 살짝 쪄낸 호박잎에 깻잎 한장깔고 모두가 즐겨먹는 삽겹살에 쌈장을 조금 넣고 밥을 조금 올린 다음, 김 한장을 덮고 먹는 그 맛은 오랫만에 느끼는 고소한 고향의 그맛이다.

궁금해서 호박잎의 효능을 보니 가희 만병통치약에 가까운 효능이다. 모든 질병에 효능이 만점인듯하다. 토마토 이야기가 나오면 의사분들이 놀란다 하더니 호박잎의 효능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대단한 성장력으로 담장의 나뭇가지를 타고올라 옆집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끌어내려 우리쪽으로 돌려 놓았다. 주렁 주렁 힘차게 여기 저기 달리는 호박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 세상의 모든것도 정상으로 돌아와서 하루 빨리 힘차게 뻗어나가는 호박줄기처럼 되는 시간이 이제 곧 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정경환 / 알파레타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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