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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 못해도 이·미용사 자격증 주나…주상원 'SB 803' 법안 발의

면허 발급 규정 완화 골자
"경쟁 심화 우려" 업계 반발

이·미용사 자격증 관련 규정이 대폭 완화되는 법안이 주 의회에 제출돼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한인이 운영하는 팔레스 미용대학 학생들 실습장면이다. [팔레스 미용대학 홈페이지]

이·미용사 자격증 관련 규정이 대폭 완화되는 법안이 주 의회에 제출돼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한인이 운영하는 팔레스 미용대학 학생들 실습장면이다. [팔레스 미용대학 홈페이지]

가주 의회가 이·미용사의 주요 업무 범위를 축소하고 라이센스 취득 과정을 간소화할 것이란 움직임을 드러내면서 관련 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인 이·미용업계는 20개 업소 중 1개꼴로 폐업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경쟁 심화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23일 리버사이드 다운타운에서는 150명 이상의 이발사와 미용사,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이 모여 가주의 이·미용사 면허 요건 완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주 상원의 리처드 로스(민주·리버사이드) 의원 사무실 앞에서 로스 의원이 발의한 SB 803 법안의 수정을 요구했다.

법안 중 이들을 자극한 부분은 주 정부가 관련 라이센스를 발급할 때 이·미용 주요 활동 범위를 규정한 내용 가운데 ‘머리카락을 자르는(cutting the hair)’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 시위 참석자들은 해당 법안이 양원을 통과하고 발효되면 커트는 물론, 스타일과 샴푸를 하는데 지금과 달리 면허가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RU 미용 학원’의 세스 케플란 원장은 “이·미용의 핵심인 헤어 커팅을 주요 업무에서 빼게 되면 머리를 손질하는 모든 과정이 무면허로 가능해진다”며 “13살짜리 내 아들도 커트할 수 있다는 말인데 아침에 양치질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한테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SB 803 중에는 면허 취득에 필요한 교육 이수 시간을 현행 1500시간에서 1000시간으로 줄이고, 현행 실기시험을 없애고 대신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라이센스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은 학원에 다니며 1500시간 교육을 받아도 면허 취득 후 다시 도제식으로 현장에서 별도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전문적인 업무 특성을 깊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재미한인미용협회의 존 백 회장은 “LA와 OC 300여개 회원사는 요즘 20개 중 1개꼴로 경영이 어려워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데 면허 취득을 쉽게 하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업종 종사자들의 반발을 접한 로스 의원은 “오직 상원에서만 논의된 내용으로 하원 통과는 물론, 법제실에서 경제적 용이성과 전문가의 자격 범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라며 “충분한 교육과 엄격한 라이센스 규정이 필요한 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완화되는 쪽으로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도 반대 측은 분노한 상태로 이발사 연합체인 ‘바버 소사이어티’의 루 가르시아-레이노소 설립자는 “대기업이 싼값에 이·미용사를 고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초 인디애나주에서도 비슷한 소동이 있었다. 주 정부가 발급하는 라이센스가 없는 개인도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의 법안이 하원에 상정됐다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반대 서명 운동에 나서 입법과정에서 좌초시킨 바 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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