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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 입양한 백인부부에게 깃든 행운…"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아요"

아이 위해 한인타운에 집 구하자
가격 경쟁력 도우려 커미션 포기
집주인은 다른 현찰오퍼 안 받아
변호사도 클로징비 안 받고 봉사

왼쪽부터 크리스티나 신 변호사, 줄리 박 리얼터, 레이첼, 데이빗 에드워즈 부부.

왼쪽부터 크리스티나 신 변호사, 줄리 박 리얼터, 레이첼, 데이빗 에드워즈 부부.

한국 아이를 입양한 백인부부가 한인타운에 집을 구한다는 사연을 들은 부동산 관계인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거래를 성사시킨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버지니아주에 사는 데이빗 에드워즈(David Edwards)와 레이첼 에드워즈(Rachel Edwards) 부부에겐 여섯 살배기 아들 잭이 있다. 이들 부부는 생후 18개월난 잭(Zachary)을 한국에서 입양했다.

아이가 점차 커가면서 한국의 문화와 언어, 정서를 알려주고 싶었던 부부는 한인타운이 있는 마을로 이사하기로 마음먹고 집을 구하러 다녔다.

부부는 지난봄 아들을 데리고 찾아간 센터빌에서 그림 같은 집을 발견했다. 가족 모두 마음에 쏙 들어 했다. 아버지 데이빗씨는 "무엇보다 아들 잭이 그 집을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 가격은 에드워즈 부부의 예산을 웃돌았다. 부부는 가격을 적어냈지만 집주인으로부터 "팔겠다"는 회신이 없었다.

데이빗 씨는 오픈하우스에서 만난 한인 리얼터(부동산중개인) 박주연(Julie Park) 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친절하고 상냥한 인상을 준 그녀에게 "아이가 좋아하는 한인타운의 집을 구하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박씨는 "아이를 위해 굉장히 많은 부분을 헌신하고 좋은 결정을 내려준 부부를 정말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가 흔쾌히 돕기로 승낙하면서 백인 부부는 예상치 못한 일련의 행운들을 연달아 만나게 됐다.

계속 가격 오퍼를 넣어도 회신이 오지 않자 박씨와 매매 건을 함께 맡기로 한 더 슈나이더(Schneider)팀의 승경호 팀장이 먼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부부의 사연에 감동을 받고 꿈쩍하지 않는 집주인에게 커미션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집주인은 거래가 되면 집값의 일정 비율을 커미션으로 지불한다. 그 비용은 집값에 따라 다르지만 센터빌 시세는 대개 1만5000달러에서 2만 달러 정도이다.

이 소식에 백인 집주인의 마음도 흔들렸다. 사정을 전해 들은 집주인은 현찰 오퍼까지 마다하고 에드워즈 부부에게 집을 팔기로 했다. 부동산 거래에서 100% 현찰로 내겠다는 제안을 외면하는 건 거의 없는 일이라고 부동산 종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 뿐만 아니다. 사연을 듣고 뭉클한 감동을 받은 로펌도 클로징을 포함한 변호사 비용을 일체 받지 않았다.

법무법인 로우 와인스틴 앤 손(ROWE WEINSTEIN & SOHN)의 크리스티나 신 변호사는 "처음에는 계약서에 비용들이 기재되지 않아 이상하게 여겼다"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한국에서 입양한 아이에게 한국에 대해 알려주려는 부모의 마음이 이해되고 감동이 밀려와 변호사 비용을 받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시안계 브로커인 부동산회사의 대표까지 사랑의 징검다리에 가세했다. 브로커 카메론 니크하(Nikkhah) 씨는 자기 돈으로 거래 비용(transaction fee)을 대신 냈다.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리얼터와 변호사, 브로커가 무료로 봉사를 한 셈이다. 이에 더해 집주인은 100% 현금으로 내겠다는 다른 경쟁 오퍼까지 마다했다. 모두가 재능을 기부해 한국 아이를 입양한 백인 부부를 도운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 같은 셀러스 마켓에선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했다.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이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적은 시장이다. 그래서 집 한 채를 팔기 위해 많게는 20채를 예비고객에게 보여줘야 하는 부동산 중개인으로선 결코 녹록치 않은 팍팍한 여건이다.

데이빗 씨는 버지니아 라우든 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서 카운슬링 디렉터로 일한다. 학생들의 정서와 대인관계, 학교 내 웰빙을 관리·감독하는 책임자다.

아내 레이첼 씨는 풀타임으로 잭을 돌본다. 팬데믹 기간에 잭에게 읽고 쓰고 셈하기를 가르치며 그림 그리기와 수영도 함께 했다.

이들 가족에겐 버킷리스트가 있다. 아프리카 중동부 탄자니아에 있는 킬리만자로산에 오르는 꿈이다. 데이빗 씨는 "아직 잭은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여섯 살이어서 공원에서 새와 물고기에게 모이를 주는 작은 모험 과제를 설정하는데 만족하지만 언젠가 아들과 킬리만자로를 함께 등정하는 멋진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에게 잭은 외동아들이다. 애견주인 부부에겐 잭이 오기 전부터 기르던 17살짜리 애완견 소서(Chaucer)와 11살 애완견 키플링(Kipling)이 있다.

에드워즈 부부는 "입양이 없었다면 자녀를 키울 수 없었을 것"이라며 "낙담과 상처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기쁨과 환희가 있을 수 있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잭이 가족의 일원으로 합류하면서 셀 수 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삶이 풍요로와졌고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됐다"며 "잭이 입양되는 과정에 애써준 많은 분들, 그리고 이번에 집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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