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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장기투자…요즘엔 '이것'까지 고려해야

산불·홍수·산사태 등 자연재해 갈수록 증가
소액 또는 무료로 특정 주소 사전 점검 가능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고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주택 바이어들은 쇼핑할 때 집의 위치, 가격, 방의 개수만 따져서는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신중한 바이어라면 자연재해가 일어날 가능성과 장기간에 걸쳐 집의 가치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야만 한다.

대형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들 사이에서 이런 질문들은 꾸준히 증대돼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427(427mt.com)’이나 ‘주피터 인텔리전스(jupiterintel.com)’와 같은 회사들이 생겨날 정도다. 개인 바이어는 이런 전문적인 데이터를 이용하기 힘든 게 현실이었지만 최근 많은 정보를 특별한 비용 없이 제공하는 업체들이 생겨났다.

▶홍수 지도 공개 일반화

지난해 8월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리얼터닷컴(realtor.com)’은 1억1000만건 이상의 리스팅 부동산에 홍수 위험 정도를 공공 및 사설 정보 형태로 추가했다. 이어 올 2월 경쟁업체인 ‘레드핀(redfin.com)’ 역시 9400만건 규모의 리스팅에 동일한 서비스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공하는 공공 정보는 연방 재난관리청(FEMA)이 제작한 홍수 지도를 근거로 한 것으로 일반적인 지역에도 FEMA의 홍수 지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리얼터닷컴이 제공하는 사설 정보는 퍼스트 스트리트 재단이 개발한 ‘플러드 팩터(floodfactor.com)’를 활용해 향후 30년간 발생할 수 있는 해당 지역의 홍수 위험도를 1에서 10으로 구분한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얼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MA가 제시하는 현재의 위험도뿐 아니라 집을 소유하는 기간 직면할 수 있는 먼 미래의 위험성 또한 예측할 수 있다”며 “어떤 지역은 현재는 매우 안전하지만 플러드 팩터를 통해 본 장기간 예측에서는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대응 효과적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에너지 연구소의 코디 네히바 박사는 “시나 카운티 차원의 자연재해 관련 지도는 바이어에게 유용한 예방 도구”라며 “왜냐하면 커뮤니티 차원에서 기부 변화의 위험성을 알고 대비하는 것은 개별 주택 소유주의 재산 가치 보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홍수 지도를 통해 바이어는 홍수가 발생할 때 주택의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 있고 지역 내에 어떤 인프라가 마련돼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며 “준비가 덜 된 지역에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면 문제가 발생할 때 기존 부동산도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구매는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투자다. 2020년 미국 내에서는 자연재해로 1000억 달러에 가까운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약 80년 후인 오는 2100년까지 서부와 동부 해안의 많은 주택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 소유주는 집 보험료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 전국 평균 주택 보험료는 주로 허리케인과 산불의 영향으로 지난 10년간 59%나 치솟았다.

▶바이어에 정보 요구권 있어

‘어반 랜드 인스티튜트(uli.org)’의 캐서린 버지스 부회장은 “조사 결과 이사를 결정한 주택 바이어들이 점점 미래 기후의 위험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바이어들이 스스로 관련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직접 조사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뉴욕 부동산 정보업체 ‘프로퍼티 네스트(propertynest.com)’의 루스 신 설립자 겸 CEO는 “셀러는 집을 팔면서 집이 가진 문제 즉, 바이어가 해결해야 할 이슈를 선뜻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바이어 입장에서는 집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지난 수년간 해당 지역에서 일어난 날씨 및 기후와 관련된 이슈를 알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별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주는 100달러 정도를 내면 제삼자 정보업체를 통해 자연재해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이보다 엄격해 바이어가 요구할 경우 셀러가 자연재해 정보 보고서를 제공해 해당 지역의 부동산이 홍수, 지진, 산불이나 기타 재해에 취약한지 아닌지를 알려줘야 한다.

▶주소 연동 정보 제공도

부동산 정보 업체 ‘OJO 랩스(ojo.com)’의 존 버코위츠 CEO는 “한 번도 집을 소유해 본 적이 없다면 주택 소유주에게 생길 수 있는 나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초 OJO 랩스는 가뭄, 화재, 태풍, 폭염과 홍수 등 5가지 기후 관련 위험도를 특정 주소에 대해 공급하는 스타트업 ‘클라이밋체크(climatecheck.com)’과 제휴 관계를 맺었다. 그리고 산하의 주거용 부동산 검색 웹사이트인 ‘모보토닷컴(movoto.com)’에 관련 정보를 동시에 공개하고 있다.

버코위츠 CEO는 “소비자로서 구매하는 거대한 자산이 갖게 되는 리스크의 변화와 진정한 가치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바이어가 사전에 이런 정보를 요구했든 아니든 소비자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보 정확도 점점 높아져

기후 관련 주택의 재산 피해는 성별 및 인종별 분석에서 일부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올스테이트 보험은 재난 준비와 관련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자연재해 발생 시 재정적인 타격을 회복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취약했다고 밝혔다.

또 소수계이면서 저소득층인 가구는 기후 관련 피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인종차별적 주거 정책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일례로 흑인 주택 소유주들은 다른 인종에 비해 부족한 녹지와 높은 기온이 특징인 지역에 많이 산다는 연구 결과까지 완성했다.

이런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엔터프라이즈 커뮤니티 파트너스는 ‘포트폴리오 프로텍트(www.enterprisecommunity.org/solutions-and-innovation/disaster-recovery-and-rebuilding/portfolio-protect)'를 선보이고 전국 어느 곳이든 주소만 입력하면 무료로 지진, 홍수, 산사태 등의 위험을 점수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일부 비용을 낸다면 보다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부동산 데이터 전문기업 '코어로직(corelogic.com)'은 광물학 과학자, 기후 연구학자, 엔지니어와 통계학자 등이 완성한 전국적이고 지역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 중에는 FEMA도 있고 보험회사들과 모기지 서비스 업체들도 다수 있는데 관련 리포트를 구매하는 비용은 적게는 18달러부터 시작된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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