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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행여’와 ‘혹여’

좋은 운수를 뜻하는 행운(幸運)의 행(幸)은 다행, 행복을 의미한다.

‘어쩌다가 혹시’라는 뜻의 ‘행여’는 ‘다행 행(幸)’에 접미사 ‘-여’가 붙어 생긴 단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쩌다가 혹시’라는 뜻으로 풀이돼 있지만 ‘幸’으로 보아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할 때 쓰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행여’는 “집을 나간 아들이 행여 돌아올까 하여 그는 항상 문을 열어 놓았다”처럼 쓰는 게 적절한 용법이다.

‘행여’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로 ‘혹여(或如)’가 있다. ‘혹여’는 ‘그러할 리는 없지만 만일에’나 ‘어쩌다가 우연히’를 뜻한다.

다음 예문을 보자. “귀성길에 행여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에서 ‘행여’는 뭔가 부정적인 일이 생길까 걱정하는 상황에 사용됐다.

이런 식으로 많이 쓰이는 언어 현실을 인정해 국어사전도 ‘행여’와 ‘혹여’를 비슷한 뜻으로 풀이해 주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우려하는 경우나 중립적인 경우라면 ‘행여’보다는 ‘혹여’나 ‘혹시’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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