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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칼럼] 스크린 타임과 청소년 정신 건강

2020~2021학년도 학사 일정을 마무리하는 6월이다. 어려운 학기를 잘 견뎌준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과 격려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심리학계의 최근 연구들은 팬데믹 발생 이후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의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청소년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자들이 추정하는 한 가지 원인은 큰 폭으로 증가한 아이들의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 전자 게임기, TV를 포함한 다양한 전자 기기의 사용 시간을 총합적으로 산출한다.

스크린 타임과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보는 연구는 대체로 부적 상관관계(negative correlation)에에 주목한다. 명확한 결론을 내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긴 하나, 지나친 스크린 타임이 정신 건강에 해로움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로 빈번하게 나타나며, 어린 아동에 비해, 청소년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팬데믹 이전인 2018년에 발표된 미 전역 대상의 큰 표본 집단 연구를 보면, 매일 1시간 이상 스크린 타임을 갖는 17세 이하 아이들에서, 스크린 타임의 증가는 호기심 감소, 자기 통제 능력 저하, 산만함 증가, 친구 관계 불화, 정서 불안정, 과제 미완성 등의 심리 행동 문제의 증가로 이어졌다. 매일 4시간 정도 스크린 타임을 갖는 아이들은 심리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각하게는 하루 7시간 이상 스크린 타임을 갖는 14세에서 17세 아이들의 경우, 우울증과 불안 장애로 정신과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전문의의 치료를 받거나 지속적인 처방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큰 우려는 팬데믹을 겪어 내는 현재에 있다. 올해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지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이들의 스크린 타임은 지속해서 증가했고, 더불어 정신 건강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도 상당수 늘어났다. 물론, 온라인 수업이 필수 교육 과정의 일부로 자리 잡은 것이 크게 기여했음은 분명하다. 문제는 비교육적인 또는 여가 활동 차원에서 사용하는 스크린 타임도 큰 비율로 증가했음에 있다.

백신의 개발과 접종으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감소하며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가운데 여전히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보고를 접한다. 학사 일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대치되었던 지난해, 그리고 대면 수업으로 서서히 복귀하며 예상치 못했던 교육 현장의 난제들을 함께 겪어 내야 했던 아이들이 안쓰럽다.

어른들이 져야 할 삶의 무게만큼 아이들도 그들이 선 자리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인생의 경험 부족으로 다양한 문제 해결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 어렵고, 어쩌면 삶의 위로를 찾기 위해 스크린 속에 존재하는 디지털 세상에 더욱 몰입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할수록 현실의 문제는 더 감당하기 벅차게 느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의 신체와 정신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발달을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과도한 스크린 타임을 예방할 수 있는 조절 장치 마련과 함께, 비교육적이고 발달에 유해한 스크린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Hannah.Kim@houghton.edu


김현경 / 호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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