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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배우며] 반면 교사

반면교사(反面敎師)는 잘못된 것을 가르쳐 주는 교사라는 뜻이지만, 잘못된 것들을 보고 잘못되지 않도록 배운다는 뜻이다. 오래 살았고 다양한 세상을 살다 보니 반면교사들도 여러 사람 만났다. 우리는 각자 사회라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려 실험을 하고, 실험에 따른 많은 변수를 몰라 실패한 경우들도 많은데, 시간이 흐른 뒤 실패 원인이 분명해진 경우도 있고 거기서 배울 수도 있다.

코미디언 이주일 씨는 담배를 피우고, 끊으려고 노력도 했고, 폐암으로 고생하며 세상을 하직할 때 가지 금연 홍보 대사 노릇을 했다. “나를 보라. 나는 어쩌다가 담배를 피우게 되었고, 담배를 피우다 보니 폐암에 걸리게 되었다.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내 몸으로 실시하여 그 결과를 여러분에게 보여준다. 담배를 시작하지 말아라. 일단 중독되면 끊기가 어렵다. 어쩌다 담배를 시작했다면 담배를 끊어라.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죽는다.” 그것이 그의 금연 캠페인의 골자이다.

나도 군대 가서 공짜로 주는 화랑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사회에 나와서도 피우다 끊고, 다시 피우고, 또 끊고, 유학 시절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피우고, 그러다가 끊어버린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래 거주하던 동네에 일찍 미국에 이민 온 의사 중에 도넛을 너무 좋아해서 아침 출근길에 도넛을 넉넉히 사다가 병원 직원들에게도 후하게 베풀고, 그 자신이 도넛을 너무 좋아해서 도넛 킹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한입 물면 속에서 흘러내리는 다디단 젤리나 크림 도넛을 그는 좋아했고, 거기다 크림과 설탕이 든 커피를 곁들이면 환상적인 맛이라고 했다.

골프를 같이 칠 때 금단 현상이 일어난다고 그분이 골프백 속에서 알사탕을 꺼내 나누는 모습을 보았다. 그분은 당뇨가 있다고 했다.

은퇴하고 타 주로 이사한 그분이 모처럼 그가 살던 곳에 들렸다. 지팡이에 의지해서 겨우 걸으시는 그분은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이야기를 했다. 환상적인 도넛 맛 때문에 지금 자기는 환상적인 노후를 망쳤다고 했다.

도넛이 열량이 많고 소화가 잘되고, 빠른 피로해소에 좋은 음식으로 이른 아침 미팅을 할 때 아침 식사로 인기가 높았다. 당뇨가 있는 어떤 분은 저혈당이 올 때 도넛이나 초코파이를 한 개 먹어서 대처한다고 했다. 도넛이 좋은 음식은 틀림없다.

맛있다고 열량이 많은 도넛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 맛있다고 많이 먹게 한 원인은 가난한 시절을 배고프게 살아온 경험들이라고 한다.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많이 먹었고, 그런 세월이 오래다 보니 버릇이 되었다고 한다.

사업을 하여 돈을 많이 번 주위의 몇 분 중에 당뇨로 고생하고 있는 분들을 보았다. 그런 분 중에 내가 아는 몇 분도 스트레스를 좋아하는 음식으로 푸는 버릇이 있었다.

밥을 같이 먹는 것으로 우정을 지속하고, 친목을 도모하고, 손님 대접을 하는 문화 속에서 맛있고 귀한 음식을 만나도 내 몸이 필요로 하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먹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버릇을 고치는 의지와 실천, 그것은 개인적인 과제이기도 하며 배고픈 시절을 살아오며 기회가 있을 때 많이 먹는 버릇이 생긴 동년배들의 공통적인 과제인 것 같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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