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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로등

어둠발도 허연 황량한
골목길에
발그레 상기된 얼굴로
홀로 선 여인아

너의 온기 없는 발길 위에
튀는 꽃물 같은
불꽃 하나 반짝여 준다면
이대로
내 한 몸 불사르는
천년 망부석이라도 좋으리

지상의 어둠 한 켠에
분홍빛 연시 머금은 듯
계절도 무색한 외진 사랑아
때로는 궂은 비바람 홀로 적시고
눈꺼풀도 천근인
불꽃 사랑만을 꿈꾸는

외로워서 서러운 사랑아


조병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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