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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빙하 뒤로 펼쳐진 절경 ‘대자연의 걸작품’

하기환 회장의 ‘태고의 신비’ 파타고니아 여행기<3>
아르헨티나 쪽은 숙박 등 양호
운 좋게 쾌청한 날씨 속 투어
수시간 산행 끝 피츠로이 등반

아르헨티나 국립공원 중 빙하로 가장 유명한 모레노 빙하 전경. 빙하들이 녹아 부서져 내리는 장관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사진=이영근 회장]

아르헨티나 국립공원 중 빙하로 가장 유명한 모레노 빙하 전경. 빙하들이 녹아 부서져 내리는 장관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사진=이영근 회장]

세로 토레 트래킹 코스에서 바라본 '불타는 고구마' 피츠로이 정상.

세로 토레 트래킹 코스에서 바라본 '불타는 고구마' 피츠로이 정상.

왕복 9시간이 소요되는 세로 토레 트래킹 코스.

왕복 9시간이 소요되는 세로 토레 트래킹 코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의 베이스 캠프 동네인 엘 찰텐 전경.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의 베이스 캠프 동네인 엘 찰텐 전경.

힘들고 고생을 많이 한 칠레 파타고니아 투어를 끝내고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를 향해서 에코 캠프 호텔 버스로 국경에 도착했다.

피츠로이 봉우리 아래 위치한 빙하 호수.

피츠로이 봉우리 아래 위치한 빙하 호수.

거기서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에서 온 버스를 타고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로 들어가는 관문도시인 엘 칼라파테(El Calafate)까지 4시간에 걸쳐 버스 투어를 했다. 버스 창문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아르헨티나 남단부는 삭막한 풍경에 인적이 없는 광활한 지역이었다. 여기에 투자가 가능하다면 무한정 넓은 땅을 싼값에 소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로 들어가는 관문 도시인 엘 칼라파테는 시내가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네로 비행장도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여기서도 한인이 운영하는 일본 식당이 영업하고 있어 오랜만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아르헨티나 쪽은 가이드도 필요 없고숙박시설도 잘돼있어 호텔만 예약을 잘하고 오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택시비가 저렴해 택시를 대절해서 국립공원 중 빙하로 가장 유명하다는 모레노 빙하로 갔다. 점심 후에 도착했더니 빙하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배편이 끊어져서 대신 전망대에 올라가서 빙하를 구경했다. 빙하가 큰 굉음을 내면서 부서져서 호수에 떨어지는 것이 장관이었다.



빙하 뒤편으로 끝도 없는 얼음 덩어리와 멀리 보이는 산들은 말 그대로 대자연의 걸작품이었다. 아르헨티나의 빙하 면적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 지도를 보면 상당한 지역이 하얀색 빙하로 덮여 있다.

주변에 남미 파타고니아 여행을 다녀왔다는 지인들이 많이 있는데 다수가 강한 바람과 비, 안개 때문에 고생하고 좋은 경치를 못 보고 왔다고들 한다. 특히 칠레 파타고니아는 악명 높은 바람과 항상 구름과 비가 와서 제대로 된 기념사진조차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둘은 운이 좋았는지 쾌청한 날씨 속에 투어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멋있는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다음날 엘 칼라파테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택시를 타고 2시간 이동해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의 베이스 캠프 동네인 엘 찰텐(El Chalten)에 도착했다. 바로 왕복 9시간 코스의 세로 토레(Cerro Torre) 트래킹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방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거대한 암석 봉우리인 피츠로이(Fitz Roy, 한국어로 불타는 고구마) 산을 옆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왕복 트래킹을 한 것이다.

칠레 파타고니아와 비슷한 암석 봉우리이지만 칠레 쪽이 산이 더 크고 기암절벽이 훨씬 많은 것 같다.

다음날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의 백미이자 ‘불타는 고구마’로 불리는 피츠로이 등반에 도전했다. 엘 찰텐 동네에서 왕복 9시간이 소요되는 쉽지 않은 등산이었다. 코스 중간에 매점이 없는 관계로 호텔에서 샌드위치와 물을 챙겨 아침에 출발했다.

천천히 1.5시간가량 산에 올라가서 세로 토레 전망대에 도착했다. 멀리 보이는 ‘불타는 고구마’ 봉우리와 주변 절경에 감탄하며 사진 촬영을 했다. 다시 이정표를 따라 야생화와 빙하가 녹아 흐르는 냇물과 카프리 호수를 지나 피츠로이를 향해 2시간가량 더 올라가니 포인세노트(Poincenot) 캠핑장이 나왔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힘든 산행이 아니었다.

북한산 백운대 깔딱 고개보다 몇십배 이상으로 힘이 든다는 마지막 구간을 이를 꽉 물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등산로가 전혀 정비가 안 돼 있고 빙하 폐석이 무질서하게 사방에 널려져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경사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팔랐다. 돌멩이 길과 끝이 안 보이는 등산로를 올려다보니 한숨이 나오면서 무릎은 더 아파왔다. 힘들었지만 마지막 구간이기에 결사적으로 한발 한발씩 올라갔다.

이번 등반을 통해 배운 점은 힘들 때 절대로 고개를 들어 얼마나 더 가야 정상이 보이나 바라보지 말고 무조건 땅바닥만 보고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한 시간 반 등정 끝에 피츠로이 봉우리 밑에 있는 빙하 호수에 도착했다. 칠레 3봉보다 더 크고 멋있어 보였다.

드디어 투어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점심을 먹고 쉬고 있었다. 그런데 젊은 친구들이 옆 돌산으로 더 올라가길래 마지막 힘을 내서 따라 올라갔다. 그랬더니 또 다른 초록빛의 빙하 호수와 암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보도 없이 갔다가 반쪽만 보고 오는 불상사가 날 뻔했다. 우리 숙소가 있는 엘 찰텐 마을에서도 피츠로이 봉우리가 잘 보여 트래킹 한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되지만, 건강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꼭 정상까지 직접 올라가 보길 적극 추천하고 싶다.

<계속>


정리=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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