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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연준은 불장난을 하고 있을까?

스탠리 드럭큰밀러는 5월초 “연준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칼럼으로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1990년대초 조지 소로스가 파운드화 가치를 놓고 영란은행과 벌인 공방전에서 주역을 맡았던 것으로 유명한 인물인데 이번에는 연준이 자산거품을 방관하고 있다며 맹렬히 공격했다.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SPAC 등 금융시장 과잉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위험신호라는 주장이다.

미국 GDP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고 실업보조금 등 정부지원 때문에 일손 부족이 도처에 발견되는 상황에서 연준이 여전히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는 것은 건전한 정책이 아니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정치권이 부양책을 남발할 때 균형을 잡으라는 것이 연준에 독립성을 부여한 취지라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차드 쿠는 부의 격차 확대와 인플레 우려라는 두 가지 위험 때문에 연준이 출구전략을 신속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팬데믹 이전에도 빈부격차는 건전한 경제성장을 저해할만큼 확대돼 있었는데 위기시 연준의 양적완화 재개로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만약 자산거품이 붕괴된다면 90년대 이후 일본이 겪은 대차대조표 불황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에 잉여자금이 넘치면서 은행들의 대출여력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향후 사회책임투자(ESG) 확대 등으로 민간의 차입이 재개된다면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또다른 경고 지점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뉴욕대 다모다란 교수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지 영구적일지는 아무도 모르며 급등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므로 연준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준이 이미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4월말 정책회의 의사록을 통해 알려졌다. 만약 경제가 계속해서 빠른 진전을 보인다면 향후 회의들 중 일정 시점에 자산매입 속도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상당수 참석자들이 제안한 것이다. 이를 놓고 금주 금요일에 발표될 5월 고용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된다면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곧 시작될 수 있다는 주장이 금융시장 일각에서 나오기도 한다.

연준의 핵심 논리는 명료하다. 팬데믹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준에게 부여된 임무는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다. 한국은행의 임무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인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백신접종 진전과 함께 소비·생산·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완전고용 목표 달성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물가는 당분간 2% 목표를 상회하겠지만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급증과 공급망 차질로 인한 병목현상이라는 일시적 효과가 사라지면서 완화될 것으로 본다.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브레이나드 이사는 인플레이션 역학관계에서 중요한 요소인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극히 안정된 수준이라면서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이 목격된다면 이를 완만하게 안정시킬 수단과 경험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연준은 2013년 버냉키 의장이 자산매입 축소(taper) 가능성을 언급하자 금융시장이 금리 급등과 주가 급락으로 반응하며 발작(tantrum)했던 경험을 잊지 않는다.

파월 의장은 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고려를 시작하기에 앞서 투명하게 소통할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과 세간의 비판을 모두 인식하면서 앞으로 정책 변화가 초래할 영향을 세심히 가늠하고 있는 것이다. 불장난을 하고 있는 어린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김 연 / 뉴욕사무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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