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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망망대해에도 길이 있다

'그때 그때 달라요’가 인생의 정답이다. 인간사는 시시각각 달라진다. 오늘 서로 좋아한다고 내일 좋으리란 보장 없고 오늘 웬수가 내일 친구가 되기도 한다. 적의 적은 동지고 동지가 맘을 바꾸면 적보다 더 무섭다.

한인교회에 40년간 다니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당파싸움과 중상모략, 거짓모함과 말 바꾸기, 배신과 음모가 시도 때도 없이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늘 똑같은 방법과 이유로 모략을 꾸미는 책사들은 늘상 같은 사람들이다. 이편 저편 오가며 일을 꾸미는데 우직한 평신도들에겐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사건들로 분탕질을 한다. 문제의 본질은 없는데다 해결의 실마리 찿기는 커녕 너덜너덜 난도질 해서 이판사판 싸움질 한다. 사건을 조작하고 다른 언어(?)로 회유, 편가르기 하며 어찌나 세몰이를 잘 하는지 숫자 많고 목소리 크고 쌈질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쪽이 일단 승리한다.

문제는 이편 저편에도 안 끼는 사람이다. 나홀로 청렴한 척 객기 부려봤자 그 나물에 그 밥, 무리 속에 끼지 못한 죄(?)로 왕따 당하기 제격이다. 잔머리 굴려 어느 쪽이던 붙어지내는 것이 그나마 배척 안 당하고 사는 길이다. 눈 멀어 영생의 길은 보이고 않고 한 통속으로 살아남기 위해 찰라의 순간에 빌붙어 산다.

순간의 결정이 운명을 바꾼다. 어떤 결정을 하는가에 따라 생의 판도가 달라진다. 극히 사소하고 작은 결정이라 해도 그 미세한 시도가 인생의 항로를 바꾼다. 순간(瞬間)은 아주 짧은 동안을 말한다.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 때가 순간이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지금’이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적 규정을 갖는 말이다. 눈의 깜박임(Blick des Augues)에서 유래한 ‘순간(Augenblick)’이란 말은 중세 때에는 시간적 의미를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지금’이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적 규정을 갖는 말로 사용된다.

플라톤은 순간의 개념을 운동이나 정지로 변화하는 시점, 또는 운동과 정지 사이의 일종의 기묘한 것으로 규정해 시간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존재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사고가 발생할까? 교통사고는 눈 깜빡 하는 순간에 일어난다. 목숨 잃은 사람이 그 때 그 장소에 몇초만 늦게 도착 했더라면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까. 번개가 치듯 짧은 그 순간에 생사가 바뀌고 운명이 달라진다. 오로지 작은 선택을 했을 뿐이다. S.A. 키르케고르는 순간을 일체의 과거적인 것과 미래적인 것을 갖지 않는 현재적이며 자체인 것, 영원과 시간이 서로 접촉하는 이의적(二義的)인 것으로 파악했다. 순간은 단순한 시간적 규정을 나타내는 말일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높여져 영원한 현재를 의미하는 카이로스(Kairos)로 설명한다.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이다. 카이로스의 앞 머리가 긴 것은 기회는 나타났을 때 잡아야 한다는 뜻이고 뒷머리가 없는 것은 기회는 지나가면 다시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 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바다에는 길이 안 보인다. 알래스카 가는 동안 망망대해에서 며칠을 보내며 두려움에 떨었다. 바다에도 길이 있다. 선장의 눈에는 바닷길이 보인다. 찰라에서 영원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순간의 선택이 생의 항로를 바꾼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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