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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마음이 주는 ‘벌’

경찰의 임무는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다. 경찰차 옆에는 ‘봉사와 보호(Serve and Protect)’라고 쓰여 있다.

경찰이 되려는 사람은 범인을 잡고 치안을 유지하는 것 못지 않게 봉사와 보호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경찰관은 이미 배심원들에 의해 유죄평결을 받았다. 이 경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누르고 있었을 때 그의 곁에는 다른 4명의 경찰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플로이드를 누르고 있는 경관을 말리지 않았다. 경찰로서의 봉사와 보호의 임무를 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관들은 추후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전해진다.



나는 봉사와 보호의 책임을 하지 않은 경찰에 대한 당연한 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은 다른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타인이 위험이나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도 구호의 손길을 뻗지 않는 것이 죄가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홈리스가 있다. 정확히 말해서 잘 아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지나치면 인사 정도 하는 사이다. 하루는 이 홈리스가 나를 세우더니 신발을 벗고 자신의 발을 보여주었다. 발은 더럽고 무좀이 심했다. 나를 보고는 울상을 지었다.

집에 와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약방에 가서 무좀약을 샀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홈리스를 만나서 건네주었다.

나는 내가 무좀약을 주지 않는 행동이 죄가 되는 것인지는 모른다. 주지 않는다고 해서 나에게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 홈리스에게 무좀약을 주지 않았다면 나의 ‘마음’이 나를 벌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서효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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