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대박?…‘쪽박’ 찬 사람도 많아요
특별 기획 / 암호화폐, 그것이 알고 싶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가상화폐
종류만 9000여개…개인 거래 활발
# 암호화폐란?
영어로 ‘Cryptocurrency’다. ‘암호화’라는 뜻을 가진 ‘crypto-’와 통화란 뜻을 가진 ‘currency’의 합성어다. 둘을 합하면 ‘암호통화’가 원칙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좀 더 자연스러운 어감인 암호화폐라고 부른다.
# 일반 돈하고 다른점은?
먼저, 지폐나 동전 같은 일반 돈과 달리 물리적인 실체가 없다. 인터넷 게임에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같은 가상화폐(virtual currency)도 물리적 실체가 없긴 마찬가지다. 암호화폐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한 가상화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돈이나 가상화폐와 달리 암호화폐는 관리자가 없다. 일반 돈은 중앙은행이 발행, 관리하고 사이버머니는 기업들이 만든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개인이 만들고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진다. 따라서 은행이나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P2P(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어 파일을 공유하는 것) 시스템을 이용해 365일,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다.
# 어떻게 가능한가?
‘암호화’ 기술을 이해하려면 먼저 ‘블록체인(block chain)’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쉽게말해 블록체인은 ‘공동거래장부’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의 기존 거래 장부는 보안 등급이 높은 소수의 사람들만 접근해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정반대로 모든 사용자가 이 장부에 접근해 내용을 볼 수 있다. 중앙화된 기존 화폐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 조작도 쉬워질텐데?
조작이 쉬워진다. 그래서 그 내역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함부로 수정하지 못하도록 ‘암호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암호화된 데이터들을 서로 줄줄이 ‘연결(chain)’된 ‘조각(block)’으로 여러 컴퓨터에 따로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이 암호화폐다.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분산하는 이유는 한 곳에만 저장되어 있을 경우 만약 해킹된다면 기록이 모두 조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분산된 재해 복구센터’, ‘가장 안전한 보안’이라는 2가지 장점을 다 갖게 됐다.
# 암호화폐 어떻게 만드나?
암호화폐는 ‘채굴(mining)’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 수 있다. ‘캐낸다’고도 표현한다. 일종의 암호 문제를 풀면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다. 이 암호를 푸는 작업을 채굴이라고 한다. 현관의 자동문처럼 4자리 숫자로 이뤄진 암호를 푸는 과정과 비슷하다.
2009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비트코인(bitcoin)’을 예로 들 수 있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는 같은 말이 아니다. 버버리코트가 마치 트렌치코트의 대명사가 된 것과 같은 이치다.)
비트코인은 이 암호로 만들어진 ‘블록’이 10분마다 생성된다. 이 암호를 가장 먼저 푸는 사람이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보상받게 된다. 따라서 남보다 먼저 암호화폐를 얻으려면 당연히 고성능 수퍼 컴퓨터가 필요하다.
# 채굴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인가
쉽게 말하면 그렇다. 컴퓨터로 암호코드를 풀고 블록체인이라는 장부에 기록해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채굴이다. 그런데 이 채굴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 그 의미가 무엇인가?
암호풀이의 주목적은 거래의 공증(notary)이다. A와 B 간의 거래가 은행 같은 중앙 기관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거래가 공증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증 작업에 참여할수록 암호화폐의 안정성은 높아지게 된다. 사람들을 이 공증작업에 참여시키려면 대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채굴자’들은 자신의 컴퓨터로 암호를 풀어 안전성을 제공하는 대가로 암호화폐와 수수료를 보장받게 된다.
# 투기 대상이 된 이유는?
비트코인을 예로 들자면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향후 100년간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 마음대로 더 찍어낼 수 없는 것이다. 현재까지 채굴된 비트코인은 약 1652만 개로 4년마다 채굴량이 절반으로 제한된다. 2100만개가 모두 발행되는 것은 2145년이다. 양이 제한되어 있으니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기보다는 비트코인을 소유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비트코인 물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희소성은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비트코인이 귀해지면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2011년 개당 30센트였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7일 현재 3만9037달러에 달한다.
# 암호화폐 종류도 다양한데?
암호화폐는 채굴방식, 가치 증명 방식, 거래 목적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 특히 거래 목적 때문에 종류가 다양해진 것이다. 예를 들어 결제 속도가 빨라야 하는데 결제가 확인되기까지 10분이 걸리는 비트코인처럼 설계가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암호화폐는 현재 9000개가 넘는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코인들을 알트코인(Altcoin)이라고 부른다. 'Alternative Coin'의 줄임말이다. 비트코인을 대체하기 위한 대안 코인이라는 의미다.
# 도지코인이 유명하던데?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일본 시바견 ‘도지’를 마스코트로 채택해 만든 암호화폐다.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지원 사격에 나서자 가격이 크게 뛰었다. 이 도지코인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과 달리 무제한으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발행 2년이 지난 2015년엔 1000억 번째 코인이 발행됐고 4년이 흐른 2019년도엔 그 규모가 달에 닿을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안전한가?
최근 ‘코인 광풍’이라고 할 만큼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이는 아주 위험하다. 암호화폐는 주식과 달리 등락을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가 없다. 코인의 발전 가능성 그 자체 이외에는 판단 근거가 전무하다. 그래서 머스크 같은 유명인들의 말 한마디에 도지코인과 비트코인 가격이 널뛰기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코인에 뛰어드는 개미 투자자 중 암호화폐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최대발행량이 왜 제한되어있는지, 또 블록체인이라는 게 뭔지 등등 제반 사항을 하나도 모른 채 투자만 하고 있다. 투자는 각자 책임이기 때문에 더 많이 공부하고 확실히 알고 해야만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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