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는 묻는다 “누가 영웅인가”
투 갓(Two Gods)
![뉴저지주의 이슬람 흑인들의 일상을 통해 죽음이라는 명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다큐멘터리 ‘투 갓’은 관 짜는 일을 하는 하니프의 삶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Zeshawn Ali]](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03/193220412.jpg)
뉴저지주의 이슬람 흑인들의 일상을 통해 죽음이라는 명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다큐멘터리 ‘투 갓’은 관 짜는 일을 하는 하니프의 삶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Zeshawn Ali]
![](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03/193247708.jpg)
영화는 뉴저지주 뉴왁시 이슬람 흑인 거주지역에서 죽은 자들의 시신을 닦고 관을 짜는 일을 하는 하니프 무하마드의 일상을 쫓는다. 죽은 자들의 영혼을 위한 기도 또한 그의 일과다. 하니프의 말과 행동에는 파란만장한 생을 살아온 흔적이 역력하다.
하니프는 가난, 인종 차별, 범죄, 옥살이로 이어졌던 지난 삶을 정리하고 이슬람이라는 종교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영혼이다. 지난 일들을 뒤로하고 마음의 평온을 찾은 그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교훈 삼아 동네의 불우한 두 명의 소년을 돕고 있다.
12세 소년 나즈와 17세의 퍼르콴과 매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들에게 관 짜는 일을 가르치는 하니프는 이 두 소년이 나락의 길에 빠져들지 않게 그들을 보살피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처럼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두 소년의 삶에 개입한다. 하니프의 인생 교훈이 가슴 벅찬 감동으로 전달된다.
제숀 알리(Zeshawn Ali) 감독은 영화를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인가에 대하여 질문한다. 그 누군가의 추락을 멈추고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자, 자신의 고난을 극복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두 소년을 바른길로 가게 하려는 하니프는 이 시대의 숨어 있는 영웅이다.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다시 케이크를 자르는 장면으로 끝난다. 생명의 시작과 끝은 하나라는 우주적 세계관의 표현이다.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인식은 무슬림 커뮤니티의 일상 안에 깊이 배어 있는듯하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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