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고] 몽골 초원서 배운 다양성의 가치

몇 년 전에 몽골의 유목민 지역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대초원 위에 띄엄띄엄 세워진 유목민들의 천막집인 하얀 게르와 벌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줄기가 평화로운 한 폭의 그림으로 보였다. 또한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던 양떼의 모습은 한가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낯설지만 반가운 모습이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게르에는 3대가 함께 살고 있었다. 유목민의 안주인은 미국에서 온 방문객을 위해 따끈한 수테차(우유와 차를 혼합한 몽골 전통차)를 건네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게르에 머물며 대화를 나누던 중 유목민 할아버지로부터 무척 흥미롭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몽골 초원에서 유목 경제의 기초를 이루는 가축은 ‘5축’이라 불리는 염소, 양, 말, 소, 그리고 낙타다. 그 중에서 유목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축은 말이며, 종마(아즈락) 한 마리가 거느리는 암말은 보통 20마리 정도다. 종마는 무리를 거느리며 풀을 찾아 이동하면서 야생동물들로부터 양떼와 염소떼를 지킨다.

유목민들은 염소를 양과 함께 기른다. 그 이유는 양은 수백 마리 단위로 큰 떼를 이루는데 구심력이 약해 무리가 뿔뿔이 흩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자기 집을 잘 찾아 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염소는 청각과 후각이 뛰어나고 영리할 뿐만 아니라 호기심이 많아 자연환경에 쉽게 적용하면서 양떼를 인도한다. 그래서 양들은 염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양은 한 자리에 머물러 풀을 뜯는 반면에 염소는 풀을 찾아 이동하는 습성이 있어서 통솔력이 강한 염소들이 양떼를 풀이 많은 초원과 물가로 인도한다.

이런 이유로 양과 염소의 비율을 7대 3 정도로 하면 아주 효과적으로 방목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말, 소, 낙타는 주로 유목민들의 이동 수단으로 사용된다. 혹독한 겨울철에는 이들이 넓적한 발굽으로 눈을 헤치고 눈 속에 파묻힌 마른 풀을 뜯어 먹기 때문에 양과 염소들이 뒤를 따라다니며 남은 풀과 풀뿌리를 뜯어먹을 수 있다.

그래서 몽골의 유목 생활에서 이 다섯 가축들의 상생 원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염소가 양을 미워해서 뿔로 공격을 하고 초원과 물가로 인도하지 않고, 또한 말, 소, 낙타가 염소와 양을 미워해서 그들이 따라올 수 없는 먼 곳에 가서 건초를 뜯어먹은 후 넓적한 발굽으로 남은 건초들을 눈으로 덮어버리면 양과 염소는 혹독한 겨울철에 살아 남을 수 없게 된다. 만일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양과 염소의 숫자는 급감하게 되고 결국엔 몽골의 목축업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하고, 상대방의 다른 점을 존중하지 않고,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적 공격을 하면, 결국 그 사회는 퇴화하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다른 점을 존중하고 그 다른 점들을 잘 활용하여 강점으로 승화시키면 그 사회는 보다 나은 사회로 거듭 발전할 것이다.

몽골의 가축들도 상생의 원리를 따라 서로 도우며 공존하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상생을 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다.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는 상생이다. 왜냐하면 다양성의 훼손은 사회의 퇴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 겸임교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