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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의 신 미국유람] ‘굴뚝바위’ 정상에 서면 발 아래 천하절경 ‘쫘악~’

<4> 노스캐롤라이나 침니락

애쉬빌 인접 핸더슨빌 인근
노스캐롤라이나 최고 명소
주변엔 하이킹 코스 많아
히코리너트 폭포도 장관

침니락은 큰 바위모양이 굴뚝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위 위로 스카이라인트레일이 이어진다. [중앙포토]

침니락은 큰 바위모양이 굴뚝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위 위로 스카이라인트레일이 이어진다. [중앙포토]

히코리너트폴스. 수직 절벽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시원하다. [중앙포토]

히코리너트폴스. 수직 절벽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시원하다. [중앙포토]

침니락 정상 바위 계단 입구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침니락 정상 바위 계단 입구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히코리너트폴스로 가는 등산로 입구. 30분정도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중앙포토]

히코리너트폴스로 가는 등산로 입구. 30분정도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중앙포토]

침니락(Chimney Rock) 은 노스캘로라이나주 애쉬빌 남쪽의 작은 도시 핸더슨빌 근처에 있다.

핸더슨빌은 필자의 미국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40년 전 LA에 살던 필자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곳에 와서 미국 시민권 시험을 봤고 2주 후에 다시 와서 시민권 선서까지 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핸더슨빌에 살던 조카가 나를 데리고 이곳의 명소라며 침니락을 구경시켜 주었는데 그때는 아무리 좋은 것을 보아도 하나같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고 귀에 들리는 것도 없었다. 아마도 이민 초기라 먹고 살기조차 힘들어서 그랬으리라.

침니락이란 이름 그대로 바위가 흡사 굴뚝같이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침니락 바위 하나의 높이만 해도 315피트이며 해발 높이는 2280피트에 이른다. 침니락을 찾아가자면 꾸불꾸불 고갯길을 돌고 돌아 가야 하는데 공원 입구를 들어선 후에도 바위 주차장까지는 한참을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다시 가파른 계단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면 성조기가 나부끼고 있는 침니락 정상에 이른다. 생각보다 계단이 가파르기 때문에 노약자들은 바위 속을 뚫어 만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L자 모양으로 생긴, 굴뚝같이 생긴 바위 속을 198피트 길이의 수평 터널을 통해 걸어 들어가면 엘리베이터 입구가 나온다. 이를 타고 수직으로 20-30층 높이로 올라가면 선물가게와 식당이 있는 곳에 내리게 된다. 이곳을 통과해서 밖으로 나가면 침니락 정상에 펄럭이는 미국 성조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서면 울창한 수풀 너머 멀리 커다란 호수(Lake Lure)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야, 이 맛에 여길 오는구나” 하는 경탄과 찬사가 저절로 나온다. 건너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웅장한 산봉우리가 연이어 있고 그 밑으로는 맑은 물까지 흘러 이곳이 그야말로 산수경을 두루 갖춘 풍류의 명소임을 말해 준다. 아마 조선 선비였다면 이런 곳에 정자라도 하나 지어 놓고 후학들을 가르치며 남은 여생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캘리포니아 메마른 사막에 살다 보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이곳 녹색의 향연들을 보거나 사시사철 풍족한 강물이나 넉넉한 호수들을 볼 때가 제일 부럽고 어찌하여 세상은 이렇게도 불공평한가 싶기도 하다. 있는 곳은 넘쳐나고 없는 곳은 너무 없어 온 산야에 나무들이 메말라 하루가 멀다 하고 산불이 일어나니 제 아무리 과학이 제일 발달한 미국도 이런 문제 만큼은 속수무책인가 보다.

침니락 주변으로 짧지만 양질의 등산로도 참으로 많다. 그중 스카이라인 트레일은 450여 계단을 밟으며 올라가 바위산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곳의 또다른 명소 히코리 너트 폭포 위에 이른다. 이 트레일은 절벽 가운데로 내려오는 클리프 트레일과 연결이 되는데 전부 합해서 1.5마일이다. 말이 1.5마일이지 노약자는 절대로 권할 만한 코스는 아니다. 낙폭이 404피트나 되는 거대한 폭포 아래로 내려오는 코스하며 아래를 내려다 보면 천야 만야 절벽 위를 게걸음을 하며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브웨이 트레일은 또 어떠한가. 겨울에는 눈과 얼음 때문에 아예 등산로 자체를 폐쇄할 때도 많으니 꼭 확인을 하고 가야 한다. 히코리너트 폭포 위에서 물보라를 맞으며 폭포밑까지 내려오는 등산로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폭포가 만들어 놓은 담수에 손이라도 잠시 씻고 다시 클리프 트레일로 들어서는데 아래를 내려다 볼라치면 오금이 저려온다. 위를 올려다 봐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글자 그대로 낭떠러지 등산로이다. (현재 클리프 트레일은 폐쇄되어 있다.)

클리프 트레일을 따라 마지막 지점에 오면 이곳의 하이라이트, 풀핏락에서 수직 하강하는 서브웨이 트레일을 만난다. 엄청나게 큰 바위와 바위 사이를 간신히 한 사람 정도 비집고 나무계단을 밟으며 내려오게 되는데 너무 캄캄해서 발아래 계단을 볼수도 없고 얼마를 내려가야 끝인지 불안 공포 조바심 글자 그대로 초조한 순간이다.

지금 같으면 스마트폰의 프레시로 불을 밝히면서라도 내려오지 당시만 해도 핸드 폰의 핸 자도 들어보지 못할 구석기 시대가 아니던가. 서브웨이 속에는 여유 공간이 없어 백팩도 앞으로 메고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앞을 숙여 아래를 내려다 볼 수도 없다. 더욱이 나사못같이 생긴 계단을 철로 만들어 놓았으면 안정감이라도 있었을 텐데 나무 계단에서 삐걱 삐걱 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더욱 쓰인다.

가볍게 폭포만 구경하려면 침니락에서 조금 내려와 히코리너트폴스 트레일을 따라 20~30분쯤 걸으면 된다. 경사도 완만하고 주변 경치도 좋아 노약자들도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여행 메모
침니락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공원이다. 입장료는 16세 이상 성인은 1인당 17달러. 15세까지는 8달러, 4세 이하는 무료다. 애틀랜타에서는 3시간 남짓 거리다. 구글맵에 주소(431 Main St. Chimney Rock, NC 28720)를 찍고 올라가면 공원 입구가 나온다. 방문 최적기는 가을 단풍철이지만 봄 여름도 나쁘지 않다. 애쉬빌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빌트모어하우스와 함께 당일 코스로 둘러보기 좋다.

▶김평식
여행 등산 전문가. 꾸준히 여행칼럼을 집필했으며 ‘미국 50개주 최고봉에 서다’ ‘여기가 진짜 미국이다’ 등의 저서가 있다. 연락처= 213-736-9090



김평식 / 여행 등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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