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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자식은 장사의 수중에 화살

가정이란 무엇인가? 하고 구글링했더니 에디스쉐퍼가 쓴 책 ‘What is a Family?’가 소개되고 있다. 책은 자칫 피상적으로 흐르기 쉬운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작가의 생각과 경험, 적절한 비유를 섞어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에디스쉐퍼는 미국에서 태어나 선교사였던 부모를 따라 유년시절을 중국에서 보냈고 남편 프란시스 쉐퍼 목사와 함께 1955년 ‘리브리’라는 기독교 공동체를 일군 창시자 중 한명이다.

What is a Family? 는 먼저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인가?’ 하고 질문한 뒤 ‘가정이 아닌가요?’ 답하고 있다. 이어서 ‘가정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조직이라 정의하고, 사회조직이 이해충돌로 인해 깨어지는 것이 일상화한다면 가정은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이해와 용납을 통해 심령으로 새롭게 되는 하나님이 주신 조직이라 깨어질 수 없다’라고 말한다.

아무튼 그녀가 가정에서 60년, 아내로 40년, 어머니로 38년의 경험과 살아낸 삶이 곧 가정이었음은 필자와 엇비슷한 또래의 부부들에게 책의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녀 부부가 세운 ‘리브리(L’Abri) 공동체’는 프랑스말로 쉼터 또는 피난처라는 뜻이라고 한다. 처음 스위스 위에모(Huemoz)에 있는 자신의 집을 개방하여 알프스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종교·국적·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인생이 직면한 여러 정직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밤새 토론하며 쉼을 얻는 포럼 내지 영적 피난처로 미미하게 시작되었으나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에 지회가 운영된다고 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강원도 양양의 설악산 기슭에 리브리가 소재한다고 하니 펜데믹 후 관광길에 찾아봄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에서 생후 8개월 된 여자아이를 입양한 양부모가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하여 지금도 한국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다. 전북 익산에서는 20대 부부가 생후 2주일 된 갓 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였는가 하면 경북 구미에서는 친모가 2살배기 여아를 빌라에 버린 채 이사를 하는 바람에 아이가 굶어 사망에 이르렀다는 끔찍한 경우도 있다. 이렇다 보니 올 3월 초등학교 입학생 아동 가운데 60여명의 소재가 미확인 상태라고 하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되뇌어진다.

한국은 아이 안 낳는 세계 최고의 나라다. 한때 “아들딸 구분 없이 둘만 낳자”에서 하나까지 하며 산아출생을 강제했던 나라의 2020년 출생률이 0.84%란다. 가임여성 한 명이 한 명의 아이도 안 낳는 마당에 그나마 귀하게 태어난 아이를 학대하여 사망케 함은 언어도단이다.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만큼은 끔찍하게 챙기는 모습을 날마다 목격하며 사는 동포의 입장에서 부끄럽고 민망하다. 성경은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에 화살 같으니 이것이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한다. 이 말은 우리 속담 ‘돈 놓고는 못 웃어도 아이 놓고는 웃는다’는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이 어린이날, 8일이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날이다. 혹시 우리 가정, 이해와 용납에 미심쩍은 미미한 구석이라도 없는지 챙기면서 5월은 물론 일 년 전체를 가정의 날로 지켰으면 한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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