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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대표가 만난 사람 <9> 전욱휴 티칭프로

골프는 인생…‘욱~’ 하지 말고 ‘휴~’ 해야 풀린다

미 PGA 정회원 ‘유명 교습가’
방송·신문·사업 전천후 활약
딸도 최연소 LPGA 스타
애틀랜타서 ‘골프스쿨’ 준비

전욱휴 티칭프로가 둘루스에 있는 본지 사옥을 방문해 기념 촬영을 했다.

전욱휴 티칭프로가 둘루스에 있는 본지 사옥을 방문해 기념 촬영을 했다.

전욱휴(57) 프로는 남다른 실력과 노력으로 2000년대 한국에서 골프 교육의 새 장을 연 사람이다. 그의 막내 딸(전영인 프로)도 18세에 미국 LPGA 최연소 데뷔한 골프천재다. 자타 공인 한국의 최고 골프 교습가로 알려진 전욱휴 프로가 애틀랜타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목요일 중앙일보 인근 베이커리 카페에서 그를 만나 함께 커피를 마셨다. 골프가 곧 인생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전한다.

전욱휴 티칭프로. 한국 골프 교육의 차원을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애틀랜타에서도 골프교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전욱휴 프로]

전욱휴 티칭프로. 한국 골프 교육의 차원을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애틀랜타에서도 골프교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전욱휴 프로]

- 골프를 별로 잘 치지 못하는 저도 전욱휴라는 이름 석자는 기억합니다. 옛날이긴 하지만 한때 전욱휴 골프 레슨 비디오 테이프도 열심히 봤거든요.

“아, 그랬나요? 감사합니다. 2001년부터 10년 정도 정말 바쁘게 활동했습니다. 방송 출연도 하고 신문 칼럼도 쓰고, 명사들 골프도 가르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죠. 2010년 이후에는 골프 치는 딸 아이 뒷바라지 하느라 대외 활동은 좀 줄었지만 그래도 펼쳐 놓은 사업들이 많아 늘 바쁘게 지냈습니다.”

- 서울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걸로 들었는데 어떻게 골프로 진로를 바꾸게 됐나요?



“1987년 대학 졸업하고 바로 미국으로 유학 왔습니다. 그 때 우연히 주말 골프를 했는데 재미도 있고 적성에도 맞았습니다. 바로 싱글 핸디를 쳤죠. 5언더파 67타까지 기록했었습니다. 그때부터 골프가 내 인생이로구나 생각하고 진로를 바꾼 거죠.”

‘어쩌다 인생’이란 말도 있듯이 삶이란 이렇게 뜻밖의 경로로 가는 길이 180도 달라지기도 한다. 공부보다 골프에 더 재미를 붙인 그는 1996년엔 미국 프로골프협회(PGA)에 입문했다. 2000년엔 그 어렵다는 정회원(클래스A 멤버)가 되었고 미국 프로 골프장 헤드 프로로도 일했다. 당시 한국에서도 한창 골프 붐이 일고 있을 때였다. 명문대 출신 유학생으로 영어 되고, 실력 있고, 잘 생기기까지 한 그를 방송가에서 가만두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01년 귀국했다.

- 귀국 후 활약이 대단했죠. 저희 중앙일보에 실렸던 칼럼도 기억합니다.

“예, 귀국하자마자 SBS 골프 해설을 했죠. ‘디지털레슨’이란 프로그램도 진행했고요. 이후 MBS 전속 골프 해설위원으로, 또 J골프 채널에도 꾸준히 출연했습니다. 중앙일보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골프 칼럼도 몇 년을 연재했고요. 특히 칼럼 집필이 힘은 들었지만 그 때문에 더 공부해야 했고 두고두고 자산이 되었습니다.”

- 방송 출연 횟수로만 치면 수천회가 넘었다지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게 있습니까?

“세계 최정상 티칭 프로들과 함께 했던 ‘월드 그레이트 티처스’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아니카 소렌스탐 등 세계적인 선수는 물론 데이비드 리드베터, 봅 토스키, 데이브 펠츠 등 쟁쟁한티칭 프로들과 함께 진행했죠. 페블비치 등 세계 유수의 골프장에서 찍었는데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있지요.”

- 유튜브에서 그 영상들을 볼 수 있겠군요.

“아닙니다. 유명 골프 채널 프리미엄 코너를 통해서 볼 수가 있지요. 유튜브도 몇 번 했는데 저 하고는 안 맞는 것 같아 지금은 안 합니다. 솔직히 유튜브는 골프 실력 향상과는 별개입니다. 목 운동만 될 뿐이죠. 정말 실력을 늘리려면 제대로 교습 받고 연습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전 프로는 2002년 경희대 체육대학원 ‘프로골퍼 최고전문위과정’ 겸임교수를 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또 주요 기업 임원이나 기관, 단체의 VIP들도 꾸준히 가르쳤다. 올해부터는 애틀랜타에서 골프교실을 준비하고 있다. 6월부터 시작할 전욱휴 ‘명품 레슨’의 구호는 ‘10타 줄이기 프로젝트.’ 이를 위해 전 대표는 둘루스 파라곤 골프센터와 제휴해 3층 시설을 완전히 바꾸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곳 애틀랜타에는 어떻게 자리 잡게 되셨죠?

“제 딸이 LPGA 프로입니다. 미국이 주 활동무대니까 자연히 미국 이곳 저곳을 다니게 된 거죠. 애틀랜타 오기 전에 텍사스, 플로리다 등에서도 살았습니다. 그런데 애틀랜타에 와 보니 너무 좋습니다. 한인사회도 따뜻하고, 한인 맛집도 많고, 무엇보다 기후가 환상적입니다. 가족들도 다 좋아하고요. ”

전욱휴 프로는 딸이 둘이다. 큰 딸은 대학을 마치고 현재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이다. 둘째가 앞에서 말한 LPGA 전영인 프로다. 세 살 아래인 아내는 대학 때 가정교사 하면서 만난 제자(?)였다. 함께 유학와 공부를 마친 뒤 지금은 한국 모 대학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 프로 역시 가족이 있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지만 작년 코로나 이후 계속 미국에 머물고 있다.

- 딸 전영인 선수 자랑 좀 하시지요.

“2000년생이니 올해 만 21살이 됩니다. 5살 때부터 제가 가르쳤습니다. 소질도 있고 재미도 있어 했죠. 10살 때 ‘US 키즈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요, 2012년 주니어월드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2014년부터 4년 연속 미국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다가 2019년에 마침내 LPGA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당시 만18세로 최연소 데뷔기록이지요.”

- 요즘은 조금 활동이 뜸한 것 같던데요?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 쉬면서 한국에 가 있습니다. 그 사이 성인이 되면서 골프 외에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는 시간도 갖고 있는 것 같고요. 사실 그동안은 오로지 아빠 하자는 대로 했고 아빠 권하는 길로만 따라 왔으니 홀로서기를 위한 성찰의 시간도 필요할 겁니다.”

전 프로는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 밀어주고 성원하긴 했지만 혹시라도 부모 욕심 때문에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을 놓치지는 않았을까 때론 안스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딸이 골프를 통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LPGA 선수로서 한때 반짝하는 스타가 아니라 박인비나 아니카 소렌스탐 같이 꾸준히 인정받는 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시기가 힘들진 않은가요?

“지난 몇 달간 애틀랜타 골프스쿨 준비하느라 힘들 겨를도 없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또 저 자신을 위해 매일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에도 나가고 있고요.”

그는 뜻밖에도 신실한 신앙인이었다. 늘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날마다 절대자 앞에 머리 숙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몇 번의 만남을 통해서 확인한 몸에 밴 겸손과 친절도 그런 신앙인의 자세에서 저절로 우러나온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동안 수많은 명사들을 가르쳐 왔습니다. 실패와 좌절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죠. 하지만 그분들도 골프 앞에선 한결같이 좌절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돌아보고 세상을 달리 바라보기도 하죠. 그래서 골프가 매력이 있는 겁니다.”

그의 말대로 골프는 곧 인생이라고들 한다. 뭐 하나 자기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고 도처에 수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똑같다. 하지만 아무리 절망의 순간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한 가닥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골프가 인생의 축소판인 이유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끝으로 물었다.

- 한인들 대부분 골프를 좋아합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칠 수 있을까요?

“골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닙니다. 때론 과학 이상이지요. 거기다 정신적 영역이 더해진다는 점에서 잘 안되는 게 당연한 겁니다. 일단은 기본이 탄탄해야 합니다. 자신의 잘못된 스윙이나 기본이 안 된 것을 바로 인정해야 실력이 향상됩니다. 나이나 남녀에 따라 체형과 근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스윙 원칙도 각 개인에 따라 달라야 하고요. 그래서 레슨이 필요한 겁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연습이지요.”

한 마디 비법을 기대했지만 역시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어쩌면 그게 당연하고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골프를 시작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다음 세 가지다. “힘 빼라, 머리 들지 말라, 공에서 눈 떼지 말라.” 20년 경력의 레슨 달인 전욱휴 프로가 툭 던진 말도 똑같았다. 애틀랜타에서 만난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따서 만들어 준 구호라며 일러준 말이다. “골프 잘치고 싶으신가요? ‘욱!’ 하지 말고 ‘휴~’ 하세요.” 글·사진=이종호

◇전욱휴 프로는
1987년 서울대를 졸업했다. 미국 PGA 정회원. 2001년 이후 SBS, MBC, J-골프 등 수많은 방송에서 골프 해설위원 겸 진행자로 활약했으며 신문, 잡지 등에도 꾸준히 골프칼럼을 연재했다. 세계 유명 스타 및 티칭 프로들과 진행한 동영상만 1000편이 넘는다. 골프 스쿨을 비롯해 다양한 골프 관련 사업을 통해 골프 인구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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