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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불합리한 자가격리 면제 조건

프랭크 카프리오 판사는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인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 지방 법원 판사다. 암에 걸린 63살의 아들을 병원에 데려다 주다가 속도 위반 벌금을 받은 96세의 코엘라씨의 사정을 들은 판사는 잠시 울컥하는 감정을 억제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는 “당신은 최고의 아버지”라며 속도 위반 사건을 기각시킨다. 판사의 위로에 늙은 아버지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프랭크 판사는 보훈병원에서 차 댈 곳이 없어 주차벌금을 물게 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역 군인에게 그의 헌신에 존경을 표하며 참전 용사에게 대우를 하지 않는 현 정부 시스템이 안타깝다는 소신까지 밝혔다. 딱한 사정을 귀담아 들으며 사건을 폐기시켜 버리는 사려 깊은 그의 판결은 법이 인간 위에 있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들어준다.

작년 6월, 나는 한국에서 2주 자가격리를 했다. 봉쇄와 격리 말고는 전염병을 막을 방도는 없었을 당시니 한국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했다. 올해는 백신이 나와 2차 접종까지 마쳤으나 72시간 내에 음성결과가 적힌 PCR검사 결과를 소지하지 않으면 입국이 허용이 안 된다니 번거롭긴 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어쨌거나 나는 무료로 월그린에서 PCR 검사를 하려던 예약을 취소해야 했다. 그곳에서는 여권번호까지 넣어 검사 결과를 발급하진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영사관 웹사이트에서는 지정 병원은 없다고 명시했지만 ‘기준 미달 확인서 제출시 입국불허’하겠다는 문구는 결국 한국 스타일로 결과지를 발급하는 곳을 찾으라는 말이나 똑같다. 유료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니, 부당한 절차라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한국 정부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지침서를 발표했다. 백신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면 해외에 나갔다 들어와도 2주 격리를 면제하겠다는 발표다. 그런데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은 이에 해당이 안 된다고 한다.

백신접종 완료가 중요한 것이지 접종 장소가 무슨 상관이람. 한국에서 백신완료한 사람이 자가격리가 면제가 된다면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도 자가격리가 필요 없음을 한국 정부가 스스로 인정하는 셈 아닌가.

납득 가지 않는 것은 그것뿐이 아니다. 가족의 사망에 관련된 사람에게 격리면제 조항은 수긍이 가지만 임원급 소수 필수 인력자에 7일간 격리를 면제한다는 내용에는 고개가 갸우뚱. ‘소수 필수인력’이란 특혜는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의 딱한 사정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권력형 지침서다. 이러니 누군들 임원이 되고 싶지 않겠고 권력을 탐하고 싶지 않겠는가.

이미 정해진 법이라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변수는 언제나 발생하기 마련이다. 모순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정해졌다는 이유로 바꿀 생각이 없다면 그건 또 다른 위법이다. 지침서를 내리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인간에 대한 연민이 많은 프랭크 판사처럼 백신접종을 마치고도 자가격리 때문에 한국을 가지 못하는 많은 한인들의 속사정을 헤아려주길 바란다.


권소희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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