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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모국 대통령과 교민의 공명

한 국가의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초청국과 당사국 모두에게 큰 행사이다.

보통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할 경우 정상회담 이외에도 방문, 또는 경유하는 곳의 교민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지는 것이 주요 일정 가운데 하나다.

교민들 입장에서도 모국 대통령과의 만남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우선 자신의 정체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또 바쁜 생활고에 잠시 잊었던 조국애를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의 1964년 독일 방문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된다.



다음은 이와 관련, 나우위키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이다.

‘독일 방문 5일차 (12월 10일). 서독 공식 방문을 마친 박정희 대통령은 아우토반을 이용해 파독 광부들이 많이 일하는 뒤스부르크 루르 지방의 함보른 탄광회사를 방문, 한인 광부 300여명과 간호원 50여명을 접견하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여기서 나온 연설이 바로 그 유명한 박정희 대통령의 독일 연설이 되었다.’

대통령도 울었고 교민들도 울어 강당 안이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바로 그 연설이다. 이를 두고 상당 부분 미화됐다는 일부 비판도 있지만, 어쨌든 이국만리 타국에서 조국의 대통령과 교민들의 만남 자체가 가슴이 뭉클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애틀랜타를 경유한다는 소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방미 마지막 날인 오는 22일 오후 애틀랜타로 이동,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을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이 현직 신분으로 미국 동남부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직 대통령이 애틀랜타를 다녀간 적은 있다. 지난 2014년 9월 하순경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리는 미국 기독실업인회(CBMC) 세계대회에 기조연설자로 참가하기 위해 애틀랜타 공항으로 입국했다. 그는 체류도중 지역 한인 CBMC 회원들과 만나, 만찬 행사 겸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의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들도 애틀랜타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의 일이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애틀랜타는 정치, 경제적으로 미국 뉴스의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스윙보트(Swing vote)주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1월 연방 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도 공화당 아성을 무너뜨려 워싱턴 정가의 힘의 구도를 재편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 이유다. 아닌 게 아니라 애틀랜타와 동남부 지역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배터리’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다. 또한 디트로이트를 대신해 미국의 새로운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이 산업들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 선봉의 하나인 SK배터리 공장을 시찰하기 위해 애틀랜타를 방문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진출한 전략 요충지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 방미 목적과도 관련이 깊다.

그럼에도 2% 아쉬운 것이 있다. 이번 방문에서 지역 한인들이 기대했던 대면 일정은 잡혀 있지 않은 것이다. 지역 한인사회는 이로 인해 현직 대통령의 첫 애틀랜타 방문을 ‘의미 있는 일’이라며 반기면서도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얼마전 한인 타운이 있는 둘루스를 깜짝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 대통령의 지역 방문에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인회관에서 간담회를 갖는다면 교민들의 위상과 사기 제고에 금상첨화가 되지 않을까?

물론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일정을 잡는다는 게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팬데믹이 걸림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인정하더라도 처음 방문하는 지역의 간담회가 빠졌다는 것은 교민 입장에선 뭔가 허전한 기분이다. 더구나 취임 당시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했던 문 대통령이었다.

차기 대통령은 방미 기회에 애틀랜타를 경유해 교민들과 얼굴을 맞대기를 기대해 본다. 울음바다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슴으로 찡하는 공명이 크게 울릴 것이다.


권영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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