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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의 시사분석]2021년 한인회의 자리

한인회는 이국 땅에 살고 있는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단체다. 시카고에서도 자발적으로 설립돼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인사회 큰 일이 있으면 ‘한인회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민 초기에는 교회나 한인회를 통해서 무엇이든지 해결이 되던 시기였다. 사교 활동도, 구인 구직도 교회 아니면 한인회를 통하면 됐다는 말들이 전설처럼 내려져 온다. 이후 한인사회의 연륜이 쌓이고 다변화 되면서 이에 걸 맞는 다양한 단체들이 생겼다. 꼭 필요한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복지단체와 직능단체도 만들어졌다.

그에 따라 한인회의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실제 한인사회의 주요한 사업과 프로젝트는 다양한 단체들이 나름대로의 능력으로 주도할 수 있고 한인회는 이를 대표하는 상징적 단체가 될 수도 있다. 또 한인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주도할 수 있을 만한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잘 짜여진, 능력 있는 한인회가 필요한 이유다.

한인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가면서 치열했던 적은 몇 차례 있었다. 개인적으로 직접 경험한 두 번의 기억이 강렬했다. 28대와 32대 한인회장을 선출하던 2007년과 2015년이었다. 28대의 경우 이전 한인회가 소송에 빠져들면서 다소 침체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누가 출마하겠느냐는 분위기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정종하, 서정일 후보가 나섰고 두 후보들은 경선을 통해 치열하게 대결했다. 14년만에 이뤄진 경선이었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당시 경선을 통해 한인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활발하게 된 것은 분명했다. 6300명이 넘는 한인들이 직접 투표소를 찾았다.

32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안순, 김학동 두 후보가 열심히 선거전을 치렀다. 당시 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대조적이었던 두 후보가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한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역시 5천명이 훨씬 넘는 한인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결과는 시카고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한인회장의 탄생이었다. 두 사례 모두 경선의 후유증을 언급하며 경선 무용론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선거를 통해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참신한 공약이 나오고 한인들의 관심을 촉구할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 5월 현재 35대 시카고 한인회장 선출을 위한 과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후보자가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차례 공고를 통해 입후보자를 기다렸으나 아무도 없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재공고를 통해 후보자를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선거 일정이 시작되면서 이런 사태를 우려한 이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선뜻 나서고자 하는 인물들이 많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항상 예비후보로 자의반 타의반 언급되던 한인들은 타 주 이주나 사업상의 문제, 신상의 변화 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적지 않은 재원과 시간의 투입이 필요한 한인회장의 특성상 경기침체와 방역규제 등으로 인한 활동상의 제약은 차기 한인회를 이끌기 위해 선뜻 나서는데 주저함을 갖게 만들기 충분하다.

한인회의 위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35대를 맞이하는 시카고 한인회의 위치는 현재 어디쯤일까.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중서부 시카고 지역의 한인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의 필요성에 대해서 의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많은 한인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한인회를 만들고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민사회가 이어지면서 한인사회도 변해가고 있다. 한인회도 바뀌어야 이에 걸맞는 위상을 갖게 될 수 있다. 권위와 당위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현실적이고 효용 있는 한인회가 필요한 시기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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