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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아인슈타인은 왜 양말을 신지 않았을까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어머니날인 5월 8일이 미국에서는 ‘양말을 신지 않는 날’로 제정되고 있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허브통신 판매업을 하는 한 부부가 환경을 위해 뭔가 할 수 없을까 고심하다가 ‘지저분한 양말이 빨랫감으로 덜 나오면 전기와 세제를 절약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양말을 신지 않으면 최소한 하루만이라도 조금은 자유롭다는 느낌이 든다’는 주장을 펼치고 나왔다.

내 딸아이는 일 년 내내 양말을 신지 않는다. 우선 맨발이면 자유롭고 맨발이 바닥에 닿으면 겸손해진다는 이유를 댄다. 아이 둘을 낳고 산후조리를 해야 할 때도 시어머님으로부터 야단을 들었지만, 고집이 센 그녀를 우리는 설득시킬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책 ‘아인슈타인은 왜 양말을 신지 않았을까’ (크리스티안 안코비치 지음)를 발견하고 반갑게 읽었다. 아인슈타인이 양말 착용을 거부한 것은 의심할 나위 없이 그의 자유로운 정신의 표현이었다. 천재이면서 노벨상 수상자인 그가 그토록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보다 그가 관습과 전통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틈만 나면 사색에 잠기는 대신 잠을 택했고 먹는 것과 자는 것 중에서도 잠을 택했다고 한다. 평소에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요트는 열정적으로 즐겼고 특히 바이올린을 연주했는데 엄청난 열정에 비하면 실력이 따라주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는 산책을 즐겼고 채식주의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나치를 피해 독일을 떠나 미국에 새 고향을 만들었고 상당히 고집이 세고 성격이 괴팍했다고 전해진다. 1955년 76세로 사망하기 전에 그는 죽으면 곧바로 시신을 화장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재를 뿌리라고 유언을 남겼지만, 병리학자인 토마스 하비 박사는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의 비밀을 추적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뇌에서 특별한 점을 찾지 못한 하비 박사는 그의 뇌를 240조각으로 자르고 얇게 저민 후 동료 연구자들과 나누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들도 세상에 공개할 만한 가치 있는 천재성을 뒷받침할 증거는 찾지 못했다. 다시 말하면 아인슈타인이 혁명적인 발견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논리 정연한 이론과 공식으로 정리해 세상에 발표하게 한 것은 해부학적인 특이성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위대한 천재로 만들었을까. 그것은 바로 인지능력이었다. 인지능력은 팀워크(team work) 이다. 인지능력은 두뇌만의 독점적 활동이 아니다. 인지능력은 감각과 운동과 자세의 지원 즉 몸 전체의 도움을 받는다. 뇌는 몸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감정의 기상도에 그려진 재미있는 소용돌이무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사람만이 폭풍처럼 닥치는 감정에 대비할 수 있다.

니체는 ‘하나의 현실만이 존재한다. 즉 신체만이 존재한다. 영혼은 신체에 있는 그 무엇에 지나지 않는다. 정신이 존재하는 것은 신체가 있기 때문이다. 신체는 그 자체로 정신을 발달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우리는 머리는 과대평가하고 몸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신체가 없으면 세계로 접근하는 통로는 제한되며 나 자신이 제한된다. 뇌는 얼마나 강한 도전을 얼마나 자주 받느냐에 따라 그 자극에 쉼 없이 반응한다. 내 안에 감춰진 진정한 권력자는 나의 느낌이고 나의 감정이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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