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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화학반응 관계

열두살 정도를 원어민처럼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분기점으로 본다. 그 이후 미국에 온 우리 같은 사람들은 발음 때문에 좀 애를 먹는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어렵다는 이 영어, 발음을 약간만 고쳐도 소통에 도움이 된다.

영어는 모음이 진짜 어렵다. 발음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o’를 그저 ‘오’로만 발음하면 안 된다. 정확히 말해, 미국식 영어에 “오” 발음은 없다. ‘o’는 장모음일 때는 노우(no), 고우(go), 쏘우(so) 처럼 “오우”, 단모음일 때는 덕(dog), 먼데이(Monday)처럼 “어”가 된다. ‘o’가 단모음이면서 엑센트가 들어가면, “아” 발음이 된다. 그러니까 콘서트(concert)는 “칸섵”, 코메디(comedy)는 “카미리”로 발음한다.

모음 ‘i’도 쉽지 않다. ‘i’가 단모음일 때는 “이”와 “에”의 중간 소리가 난다. 차라리 “에”에 가깝게 생각하면 좋다. 세 살 된 엘레노어가 콧물 난다고 “벱”을 찾는다. 벱? 뭐지? 생각해보니 ‘bib’이었다는. 한편 ‘i’가 장모음일 때는 과장하듯 길게 하는 게 도움된다. 세상에, 여섯 살 백인 여자아이가 불안 장애로 잠을 못 들고 괴로워 상담을 왔었다. 잠이 안 오면 sheep을 세 봐 했더니 되묻는다. Boat? 아, ship으로 들렸군. 어디 가서 sheet를 바꿔 달라는 말을 잘못 발음해 shit로 들리거나, beach에 간다는 말이 bitch라는 욕으로 들리면 큰일이다. 충분히 길게 쉬~잍, 비이취 이렇게 하자.

‘a’가 “애” 발음이 될 때도 그렇다. 대충 발음하면 “에”처럼 들리기 쉽다. 그래서 ‘Dad’ 같은 단어에서도 “애” 발음을 할 때면 입을 양옆으로 많이 벌리고 입 아래쪽에서 소리를 내야 한다. 편하게 슬슬 발음하면 “dead”로 들릴 수 있다. 또한 ‘d’나 ‘t’는 덴털 사운드이기 때문에, 혀가 윗 이의 안쪽을 반드시 건드리며 소리를 내줘야 한다. 그리고 ‘s’ 다음에 ‘p, t, k’ 글자가 이어져 나올 때는 된소리를 내줘야 한다. “스푼” 이 아니라 “스뿐”, “스튜던트”가 아니라 “스뜌런” 같은 식이다.

한국어와 달리, 영어는 입을 부지런히 움직여줘야 한다. 이놈의 영어, 어느 때는 제대로 발음하려면 정말 귀찮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특히 쉬, 쥐, 취 발음이나 ‘w’ 혹은 ‘r’이 들어간 단어는 입술을 많이 앞으로 내밀어야 한다. 또, 한국어에 없는 ‘r’을 발음할 때는 “우”를 앞에 덧붙이듯 하면 좋다. 그러면, 리얼리(really)가 아니라 뤼얼리, 이런 발음이 나온다. 그리고 ‘r’과는 달리 ‘l’을 발음할 때는, 혀가 반드시 입천장에 닿아야 한다. 썬그래스(sunglasses)가 아니라 썬글래씨즈 이렇게 말이다.

영어 두 음절 이상 단어에는 그중 하나에 악센트가 있고, 억양의 높낮이도 있으므로 마치 노래하듯 말할 때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내 생각에 노래와 영어는 자신감을 가지고 할 때 훨씬 잘된다. 이번 배우 윤여정 씨의 아카데미 수상 소감도, 통역 안 쓰고 자신 있게 소통하려는 자신감이 빛났던 순간이었다. 지면 관계로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학교 처음 들어온 아이들에게 기본적 발음 교정만 시켜도 발음이 훨씬 좋아져서, 갑자기 영어를 아주 잘하는 아이들처럼 들리던 기억이 지금도 나를 미소 짓게 한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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