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서 살아남기, 한 남자의 비극적 생존기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 Alexanderplatz)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은 1920년대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남자의 비극적 일생을 그린 원작 소설을 오늘날의 베를린으로 옮겨놓았다. [KinoLorber]](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03/185837269.jpg)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은 1920년대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남자의 비극적 일생을 그린 원작 소설을 오늘날의 베를린으로 옮겨놓았다. [KinoLorber]
![](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03/185853033.jpg)
2020년 버전의 ‘알렉산더 광장’은 되블린의 원작 소설과 파스빈더의 16부작을 완전히 현대적인 뉘앙스로 재해석한 3시간짜리 작품으로 각색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부르한 쿠르바니 감독은 화려하고 강렬한 영상미로 1920년대의 베를린을 2020년대로 옮겨온다. 폭력과 성이 적절히 동원된다.
한 남자의 불행한 삶이 거대한 도시로 형상화된 운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지배당하는 모습은 100여년이 흘렀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프란시스(웰케트 붕게)는 아프리카 말리로부터 베를린으로 밀입국하던 중 여자 친구 이디를 잃고 홀로 살아남는다. 말리에서의 건달 생활을 뒤로하고 막노동을 하며 건실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마약상 라인홀트를 만나면서 또다시 폭력, 마약, 섹스가 난무하는 베를린 거리로 내몰린다.
어느 날 밤, 프란츠는 라인홀트와 함께 보석상을 강탈한다. 간교한 라인홀트는 프란츠를 차 밖으로 밀어낸다. 심한 중상을 입고 왼팔을 잃는다. 매춘부 에바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난다. 그리고 미체의 아파트에서 숨어 지낸다.
손님에게 폭행을 당하고 돈까지 빼앗긴 뒤 집으로 돌아온 미체를 본 프란츠는 분노하며 복수를 해주면서 미체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미체의 포주가 된다.
되블린의 원작 소설을 충실히 TV 화면에 옮긴 파스빈더의 매스터피스를 3시간짜리 영화로 옮기는 일은 가능한 작업이 아니다. 그러나 쿠르바니 감독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비정한 현실에 저항하며 살아남으려는 프란시스의 생존 본능을 의식의 흐름의 기법으로 풀어나간다.
부랑자 프란시스가 겪는 불행의 소용돌이는 많은 부분 환상과 일루젼으로 처리된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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