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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천리길 정거장에서

침침해 오는 눈
동굴 속의 그림자 뿐

귀도 막혀 죽은 나무인데
노래의 친구도 얻을 수 없는 당신

너무 안타까워
혼자 부르며 받으려던 위로도



눈물로 같이 죽은 나무되어
‘크렁크렁’ 울음 소리만 커져간다
당신과 나 천리 길 시작하는 정거장에서

그래도 연민은 가시가 없고
언제나 동그스름하다.
늘 ‘그럼 그럼’ 고개를 끄떡이고
‘그렁’ 한 눈으로 세계를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삶이란 죽음보다 질겨서…
그러나 신발만 벗으면
홀가분 하겠지!


박복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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