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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트] 우주 개발 의약품

요즘 우주가 단연 화두다. 첨단 바이오 과학도 예외는 아니다. 우주에서 의약품을 개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주는 중력의 방해가 거의 없어서 고순도, 고효율의 화학반응이나 신소재 개발 실험에 좋은 환경이다. 민간 우주 사업 시대를 연 스페이스X 화물선 ‘카고드래건 2호’가 최근 과학 및 의학 실험 장비들을 싣고 약 400km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하였다. 이제 ISS에 체류 중인 과학자들은 제약회사와 대학 등에서 의뢰한 백신 개발을 포함한 12건의 다양한 실험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무중력인 우주 환경의 장점을 이용한 실험뿐 아니라, 우주 환경에 따른 몸의 생리적 변화를 의약품 개발에 이용하기도 한다. 한 예로, 우주에서는 지구에서보다 활동량이 적은 데다 뼈에 자극도 거의 없어서 몸속의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이 생긴다. 이에 착안하여 2011년 우주인 4명과 실험용 쥐 30마리가 탑승한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에서 골다공증 신약 물질의 임상시험과 동물실험을 하였으며 그 후 그 골다공증 치료제는 지구에서의 추가 개발 및 시험 과정을 거쳐 현재 실제로 시판 중이다.

‘우주’에서 동물 실험 및 임상시험을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니, 1990년대 한국 제약업계 1세대 임상시험 관리자로 일했던 필자가 갑자기 ‘라떼 세대’가 된 기분이다. 의약품이 신약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GLP(Good Laboratory Practice) 하에서의 동물실험과 GCP(Good Clinical Practice) 하에서의 건강한 사람 및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요구되는데, 이들은 보통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에 가장 중요하고 오래 걸리는 단계이다. 시범 케이스인 이 골다공증약의 경우처럼, 우주 환경에서의 생체 변화를 이용하여 동물 실험이나 임상시험 기본 예측 자료를 얻게 되면지구 상에서의 우리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데 새롭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주에서 생기는 우주 질환들은 골다공증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체액, 혈액 및 귀 안의 림프액 등이 모두 몸 안에서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후각과 미각을 상실하여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고, 방향과 평행감각을 잃어버려 우주인의 50% 이상은 ‘우주 적응 증후군’인 우주 멀미를 겪는다고 한다. 또한 지구는 하루에 한 번 자전하는데, 우주왕복선의 경우 지구를 하루에 16번 돌다 보니 밤낮이 자주 바뀌고 생체 시계가 교란되어 우주 시차로 고생한다. 상체로 몰린 혈액 때문에 얼굴과 목이 붓는 ‘부은 머리 새다리 증후군’에 의한 우주 두통과 척추 통증 등 다양한 질환도 앓는다고 한다. 그 밖에도, 아직 치료제가 없는 우주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으로, 주로 실내에서 일을 하다 보니 비타민 D 부족이 생기는 등 갖가지 체내 영양소의 불균형도 야기된다. 그래서 우주인들은 의무적으로 일정 시간 숙면, 근육과 골격 강화 운동을 해야 하며 식욕을 돋우기 위해 강한 맛으로 조리되고 영양 잡힌 엄선된 우주식을 먹는다.

지난 1월, NASA에서 공고한 ‘우주방사선 방어 및 치료제 개발사업’에 한국의 바이오텍을 포함한 최종 8개 팀이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뉴스를 보았다. 우주 방사선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더 안전한 우주 환경에서의 지속적인 바이오 실험 및 우주 의약품 개발로 생명과학의 미래에 긍정적인 발전과 도약이 있기를 제약 과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본다.


류은주 / 전 화이자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한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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