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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여성 군복무제 논란 유감

요즘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동영상은 여군 특전사 출신의 ‘깡미 레이더’다. 고공낙하술은 물론 전시에는 고공침투까지 해야 하는 707특수부대 출신의 그녀가 보여주는 실전술은 감탄을 자아낸다.

여자가 군대에서 맹활약했던 건 그것뿐이 아니다. 6.25전쟁 때도 여군과 소녀병이 있었다. 뿐만 아니다. 행주산성에서 아녀자들이 치마 앞에 덧댄 작은 헝겊에 돌을 날랐다는 행주대첩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역사적으로 전쟁이 나면 여자들은 절대 겁먹지 않고 남자처럼 싸움에 힘을 보탰다. 적장의 몸을 끌어안고 죽은 논개의 애국심을 잊었는지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어느 청원인의 글에 3일 만에 동의가 5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마치 여자들이 성평등에 있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여기는지 툭하면 병역의 의무 운운하는데 여자들이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무지의 청원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전쟁에 소녀병으로 지원해서 전쟁에 참전했던 최초 여군 김명자 어른 증언에 의하면 “수나 놓고 시집이나 가야지 무슨 군인이냐”는 사회의 편견이 더 힘들었다고 한다. 심용해 어른은 15세에 소녀병에 지원해서 켈로부대 소속으로 인천상륙작전에도 참여했던 부대원 중 한 분이었다. 그분은 평상복 차림으로 권총도 없이 북한에 침투해서 적진의 위치와 동향을 파악했던 특수임무도 수행했었다.

권인숙 국회의원의 “여성의 일자리 확대라는 측면에서 군인은 굉장히 좋은 일자리”라는 최근 발언은 여군들의 의기를 모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군대는 직업으로서의 일자리가 아니라 ‘뜨거운 애국심을 표현하는 기회이고 장소’라는 것을 먼저 앞세워야 했다.

대한민국의 여자들이 군대에 가는 건 일부 남자들처럼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갖은 편법을 써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 남자들의 허풍이나 허세로 군대에 가는 게 아니다.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의 마음으로 자원하는 것이다.

‘안정적이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여자들도 군대에 지원하라고 독려하는 것은 그동안 전쟁에 참여하고도 빛도 없이 세상에 드러내지 않았던 여군들의 정신을 훼손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첩보활동을 하다가 중공군에게 잡혀 방공호에 끌려갔다가 구멍으로 빠져나온 심용해 어른은 돈벌이를 위해 첩보활동을 하진 않았다. 죽음을 각오하고 소녀병이 되었다는 그 어른의 정신이 모든 대한민국 여자들의 정신이다. 전쟁이 끝난 후 제대로 여군으로 대접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많은 소녀병 대원이나 여군들은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당연한 일을 했다고 여겼기에.

‘남녀 의무군사훈련’ 구상을 하는 분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여자는 보조원이 아니라 주역으로 전선에서 활약하는 용맹한 군인으로서의 자질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울러 툭하면 여자도 군대 보내자고 딴죽 거는 남자들을 제압하기 위한 무공술까지 평생토록 무료로 제공하길 바란다.


권소희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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