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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의 날’을 맞으며

일상생활에서 장애인들과 소통하고 싶어도 어떻게 대할지 몰라 망설이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눈은 어디를 응시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이런 현상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들도 일반인들과 동등한 사람이다. 장애인과 소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그가 어떤 장애를 가졌느냐가 아닌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는 장애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으로 이어진다.

오늘(20일)은 한국 정부에서 정한 ‘장애인의 날’이다. 이곳 남가주에도 상당한 수의 한인 장애인들 살고 있다. 장애인과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에티켓을 적어봤다.

첫째는 장애인과 일반인과의 ‘차이점’을 보기 전에 먼저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타인과 공통점을 찾는 것은 그와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휠체어 사용자도 당신과 똑같이 운전한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해 달라. 그러면 좀 다르게 보이는 건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둘째는 ‘장애인은 불행하다’고 섣불리 짐작하지 말자. 수많은 장애인은 그들의 삶에 대해 행복해하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장애인을 ‘피해자/희생자’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그 사람이 가진 능력과 인간성을 무시하는 일이다. 겉으로 드러난 장애만을 강조해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을 외면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동정에 찬 말투와 행동은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셋째 장애인과 눈높이를 맞추고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자. 휠체어 장애인과 일반인 사이의 키 차이는 부지불식간에 두 사람 사이의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야기시킬 수 있다. 장애인을 대할 땐 앉거나 허리를 굽혀 그와 눈높이를 맞추는 게 좋다. 휠체어 장애인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그를 아이 취급한다고 느끼게 할 수도 있으니 의자가 훨씬 바람직하다.

넷째 장애인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전에 먼저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봐야 한다. “혹시 제가 도와드릴 게 있나요?” 이 한마디면 된다. 무작정 도와주는 건 장애인이 그것을 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의미를 함축해 상처가 된다. 더구나 장애인 스스로 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면 더더욱 그렇다.

다섯째 장애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장애인은 타인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생활의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을 적응시키고 훈련해 나간다. 이동을 위해 차에 실을 수 있는 휠체어를 구입다든지, 식당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본다든지, 또는 카펫에 휠체어가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집에 타일을 깐다든지 하며 보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한다.

여섯째 직접 대화하자. 신체 장애로 인해 외모가 다르거나 언어가 불편할 경우 보호자에게 먼저 접근해 대화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행동은 ‘저 사람이 날 차별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장애인을 존중하려면 가능한 본인과 직접 대화하고 소통해야 한다.

일곱번째 낡은 단어는 그만 버리자. ‘불구자’는 ‘장애인’으로 ‘휠체어 신세’ 대신 ‘휠체어 사용’이라는 말이 지금 이 시대에 더 적합하다. 무엇보다 우리가 대우 받길 원하는 방식 그대로 상대방을 대우하자. 존중과 예의를 갖춘다면 장애인 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고마워할 것이다.


이준수 / 목사·남가주밀알선교단·영성문화사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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