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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불안한 정세 속 절실한 연대

12일 새벽 시카고 다운타운 매그니피션트 마일의 쇼핑거리. 일군의 남성들이 고급 백화점에 침입했다. 이들은 벽돌로 쇼윈도우를 부수고 내부에 침입, 닥치는 대로 상품을 훔쳤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일부가 체포되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 경찰은 감시카메라에 찍힌 용의자들 사진을 공개하고 체포에 나섰다. 어디선가 본듯한 익숙한 장면이다. 작년 6월 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에서 시작된 무차별적인 약탈 장면과 비슷하다. 당시에도 미시간길을 중심으로 한 다운타운 쇼핑 거리가 큰 피해를 입었다. 한동안은 나무판으로 업소 외벽을 가린 채 수리를 진행하면서 화려했던 다운타운 거리를 을씨년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로 인해 다운타운 상권이 큰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탈 다운타운 현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약 1년 전 발생한 것과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자 시카고 경찰엔 비상이 걸렸다. 비록 이번 사건이 대형 약탈 사건으로 즉각 비화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안심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미네소타 주에서는 흑인 청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항의 시위가 이어지자 경찰은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휴가를 신청한 경찰을 현장에 복귀시키기도 했다.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데릭 쇼빈 재판도 결과에 따라 시위가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가뜩이나 시카고를 포함한 중서부 지역에서는 일촉즉발의 위험 상황이 이미 여러 차례 발생했다. 시카고에서는 13세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을 거두는 일이 몇 주전에 일어났다. 13세 아담 톨리도 사건의 경우 라쿠안 맥도날드 사건과 유사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경찰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 사건에서 경찰 대쉬캠 동영상을 오랫동안 공개하지 않았고 그 최고 정점에는 당시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있었다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달 말에 발생한 톨리도 사건 직후 경찰은 민간 조사 기구로 하여금 담당케 했고 조속한 현장 동영상 공개를 천명했다. 그리고 피해자 가족이 우선적으로 당시 상황을 기록한 동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 사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피해자 가족 역시 평화로운 방법으로 사태가 해결되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휘발성이 강한 일들이 주위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영향을 끼친 것일까. 한인들도 피해갈 수 없는 아시안 혐오범죄도 마찬가지다. 그 동안 우리가 생활 속에서 혹시라도 잊고 지낼 수는 있었지만 커뮤니티에서 차별과 증오는 어느 틈에서라도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받아드릴 필요가 있다. 시카고 경찰 발표에 따르면 아시안 혐오범죄 발생 건수가 극소수라고 하지만 그 이유를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신고해 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안이함,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자존심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혐오범죄는 그 시발점이 인종이든 성별이든 아니면 성 정체성이 될 수도 있다.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제서야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고 해결 혹은 심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며 재발 방지도 가능할 것이다. 아시안 혐오를 일리노이에서 막아내기 위해 일부에서는 교육과정에 아시안 역사를 필수로 하자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나와 다른 역사를 알고 특수성을 인식하며 공동체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하는 의도라 생각된다.

비슷한 사례는 수년 전에도 있었다. 일제 위안부 관련 사실을 교육 과정에서 알려 인권 보호 측면에서 접근해보자는 취지의 결의안 채택이었다. 일리노이주 상하원에서 모두 결의안으로 채택되는 성과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시민단체 역시 인권의 문제로 접근하는 방식에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제 미국 전역에서 아시안 혐오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이때, 아시안들과의 연대가 절실해졌다. 아시안 혐오는 한국사람이라고, 중국사람이든 일본 사람이든 가리지를 않는다. 증오와 차별이 내재화된 사람들의 눈에는 그런 것이 중요할 이유가 전혀 없다. 아시안 혐오가 공동체의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되고 인종이라는 잣대로 모든 인간을 획일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 앞에 아시안들이 굳건히 함께 서있을 때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해결 방안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객원기자]


Natha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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