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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되는 사회…종교 인구는 줄어든다

갤럽 조사 '미국 기독교' 보고서

미국 기독교의 교인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인 2명 중 1명만이 종교 기관에 소속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미국 기독교의 교인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인 2명 중 1명만이 종교 기관에 소속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교회에 소속된 교인 계속 감소
2000년대 들어 급감 추세 뚜렷
'무종교인' 지속적인 증가 추세
20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나
밀레니얼 세대 종교 인구 급감
신자가 적극 참여토록 격려해야


미국의 종교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특정 종교 기관에 소속된 미국인은 절반도 안 된다. 특히 기독교계의 현실은 심각하다. 교회 등에 소속된 기독교인은 10년 사이 10%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특히 젊은층이 교회와 거리가 멀어졌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미국 종교 기관에 '멤버십(membership)'을 가진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미국을 '기독교의 나라'로 부르는 건 옛말이 됐다.

미국내 종교 인구가 크게 줄었다. 여론 조사 기관인 갤럽이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30년대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갤럽에 따르면 교회 회당 사원 등에 멤버십(membership)을 통해 정식으로 소속된 종교인 비율은 47%다. 이는 미국인 2명 중 1명만이 종교 기관에 소속돼 있는 셈이다.



종교 인구 비율은 2000년대 들어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역대 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특정 종교 기관에 소속된 종교인 비율은 2000년(70%) 2005년(64%) 2010년(61%) 2015년(55%) 등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UCLA 유헌성 연구원(사회악)은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이 점점 개인화됐고 종교라는 집단적 제도권에 속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경향으로 보인다"며 "과거와 달리 종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도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교회 등 개신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갤럽의 첫 조사(1937년) 때는 교회에 정식으로 소속된 교인은 73%였다. 현재는 그 비율이 49%까지 하락했다.

보고서에는 "멤버십을 가진 교인 비율은 60여 년 간 70%를 유지했었지만 21세기로 들어서면서 2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 갤럽 조사의 3년 추정치 통계를 살펴보면 개신교회에 소속된 정식 교인 비율은 1998-2000년(69%) 2008-2010년(62%) 등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종교에 속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무종교인'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우선 '무종교인'의 비율을 보면 1998-2000년(8%)과 2016-2018년(19%)의 통계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20년 사이 무종교인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갤럽의 2008-2010년과 2018-2020년의 세대별 무종교인 통계를 살펴봤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ㆍ22%→31%) X세대(1965-1980년 출생ㆍ16%→20%) 베이비부머세대(1946-1964년 출생ㆍ11%→13%) 전통적인 세대(1946년 이전 출생ㆍ6%→7%) 등 각 세대에서 모두 무종교인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기독교 국가'라는 공식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회내에서도 세대별로 소속 교인 감소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젊은층인 밀레니얼 세대 중 교회에 정식으로 소속된 비율은 36%였다. 이는 2008-2010년(51%)과 비교하면 무려 15%포인트나 줄어들었다.

게다가 교회에 정식 소속된 교인 비율은 전통적인 세대(66%) 베이비부머세대(58%) X세대(50%) 등 젊은층일수록 그 비율이 감소하는 것을 보면 현재 기독교계의 세대별 교인 분포가 역삼각형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보스턴 대학 낸시 애머맨 교수(사회종교학)는 "지금 기독교계는 세대 변화를 겪고 있는데 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윗세대가 지고 종교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세대가 늘어나고 있음을 본다"며 "이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교회와 같은 종교 기관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많이 약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종교를 갖고 있다 해도 제도화된 종교를 선호하지 않는점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재 자신을 가톨릭 교인이라고 규정한 사람 중 성당에 정식으로 소속된 신자 비율은 58%로 나타났다. 이는 1998-2000년(76%)과 비교하면 18%포인트 줄었다. 개신교의 경우는 20년 전(73%)과 비교하면 현재 64%다.

갤럽은 지난 1998-2000년과 2018-2020년 사이 교회내 교인 감소 동향을 조사했다.

교인 감소는 남성(18% 감소)보다 여성(20% 감소) 기혼자(13% 감소)보다 미혼자(22% 감소) 공화당원(12% 감소)보다 민주당원(25% 감소) 보수주의자(14% 감소)보다 진보주의자(21% 감소) 등에서 더 많이 감소했다.

갤럽측은 이번 조사 결과가 전하는 시사점과 종교계에 남겨진 과제를 설명했다.

보고서에서 갤럽은 ▶2020년의 종교인 감소는 팬데믹 사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향후 수십년간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 ▶종교 기관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신자가 될 가능성은 작음 ▶매년 수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고 있음 ▶교회의 경우 멤버십 교인들에 의한 재정 지원과 봉사 등으로 운영이 유지될 수 있음 ▶종교 기관에 속해있는 신자가 더욱 신앙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함 등을 꼽았다.

한편 이번 갤럽 조사는 지난 2년간(2018-2020) 미국 내 성인 6117명을 상대로 인터뷰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진행됐으며 신뢰도는 95%(오차 범위 ±2%)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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