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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 사랑에 비친 슬픈 미얀마

만달레이로 가는 길
(The Road to Mandalay)

미얀마의 어두운 현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청춘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만달레이로 가는 길’은 태국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살아가는 미얀마 사람들의 이야기다. [Film Movement]

미얀마의 어두운 현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청춘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만달레이로 가는 길’은 태국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살아가는 미얀마 사람들의 이야기다. [Film Movement]

6·25 때 한국에 5만 달러 상당의 쌀을 지원한 미얀마(당시 버마)가 지금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군부의 불법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무차별 희생되고 있다고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만달레이로 가는 길’은 미얀마에 관한 영화다. 지난주 소개했던 영화 ‘니나 우’의 감독 미디 지의 2016년 작품으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심사위원상 수상, 2016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상영됐고 대만의 청춘스타 카이 고(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과 케이시 우(니나 우)가 남녀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만달레이로 가는 길’은 실험적 분위기가 가득했던 ‘니나 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사실주의 영화로 미얀마의 어두운 현실을 배경으로 한 두 청춘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미얀마에 관한 영화이지만 배경지는 태국이다. 태국에 밀입국한 미얀마 이주민들의 참담한 현실, 그들의 밑바닥 삶이 느리고도 밀도 있게 그려진다. 불법 이민자들을 착취하는 태국 관리들의 모습이 보이고 여성을 억압하는 악덕 업주들이 등장한다.



23살 미얀마 여성 리엔칭은 돈을 벌기 위해 배를 타고 메콩 강을 통해 태국으로 밀입국한다. 밀입국을 하는 도중 역시 같은 처지의 미얀마 청년 구오를 만난다. 곳곳에서 태국 경찰의 검문을 받을 때마다 뇌물을 주고 통과한다.

리엔칭과 구오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일단 헤어진다. 그러나 이들의 재회는 이미 운명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리엔칭은 도와줄 것이라 믿었던 친구의 냉랭한 반응에 당황한다. 불법 체류 신분에 노동허가서가 없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허름한 식당에서 접시를 닦는 일이다.

리엔칭은 다시 만나게 된 구오의 도움으로 방직공장으로 직장을 옮긴다. 돈을 모아 주민증을 얻어 방콕으로 가 더 좋은 일자리를 갖는 것을 꿈꾼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지만 리엔칭은 신분 문제에 더 관심이 많다. 가짜 주민증 브로커들에게 번번이 사기를 당하는 리엔칭은 잃어버린 돈을 만회하기 위해 결국 매춘에 나선다.

늘 참고 곁에서 리엔칭을 지켜보던 구오는 극도로 분노하기에 이르고 마침내 리엔칭의 상처를 자신의 상처로 덮어 버린다. 운명적으로 묶여버린 이 두 젊은 남녀는 결국 허무한 결말에 도달하고 만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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