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 가끔은
봄이고 싶어요아지랑이 아슴히 피어 오르면
말갛게 우러난 그리움 되어
난 어느새
촉촉한 눈에 꽃 피우죠
묵향으로 가슴속까지 배어드는
여름이고 싶어요
눈 감고 숨쉬는 실타래
영혼 안 그 바다에 풀어넣고
난 어느새
바람 별 불러 모으는
파도 빛 휘파람되죠
태양에 걸려 바다에 떠도는 그리움
반짝 반짝 눈물 고이는
가을이고 싶어요
순간의 시선에도 또르르 구르는 눈물
낙엽에 떨어져 마음으로 보이는
난 어느새
그리움 안고 사는 낙엽이 되죠
채워야 할 가슴의 빈자리
구름 꽃핀 정원에 걸어놓고
겨울이고 싶어요
눈쌓인 발걸음 산모퉁이 돌아서면
된바람 하나 그리움 되어
내 마음 하얗게 물들어가죠
난 어느새
눈 덮인 산에 꽃등 켜요
어둠에 빛나는 별
떠나는 길 벌어도 외롭지 않게
그대 떠나는 등을 보며
끝내 못한 말
사계절 그리움으로 남았어요
이경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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