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미씨 참전용사비 기금
"희생 보답하려 기부 결심"…2만불 쾌척
11살 때 6·25 겪어 미군포로 기억 생생
김씨는 “내가 11살 때 6·25가 일어났다. 1·4 후퇴를 포함한 피란 시절 미군 포로와 전사자를 숱하게 봤는데 그 당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전쟁 중 부모님이 정미소를 하셔서 손이 묶인 채 인민군에게 끌려가던 미군 포로들에게 밥을 해 먹인 적도 있다. 그들이 밥을 먹으며 고마워하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였던 김씨는 지난 2000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끝으로 영화계를 떠났다. 2002년 미국에 왔고, 현재 패서디나에 살고 있다.
도미 후 두 딸, 손주 등과 시간을 보내며 조용히 살아왔다는 김씨는 기념비 건립 관련 보도를 접하고 옛 기억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71년 전 이역만리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미군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을 것이고 이렇게 많은 한인이 미국에 뿌리내리고 사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미군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만평 전 민족학교 이사장을 통해 건립위 측에 기부 의사를 밝혔다. 기금 전달 현장엔 김 전 이사장과 김씨의 제부 진성만씨도 참석했다. 진씨는 1960년대 ‘빨간 마후라’ 등을 부른 남성 4중창단 ‘쟈니 브라더스’ 멤버였고 지미필름 대표도 지냈다.
노명수 건립위 회장은 김씨에게 “이렇게 큰 도움을 줘 감사하다. 9·28 서울 수복 기념일에 맞춰 기념비 제막식을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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