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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대추나무와 미나리

집 뒤뜰에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있다. 나무가 크지는 않아도 십여년이 넘었다. 열리는 대추는 한국에서 보았던 대추보다 많이 크다.

교회의 한 집사님이 은퇴 후 계획으로 루선 밸리에 대추농장을 사셨다. 그 집사님이 묘목을 새로 더 심을 때 도와준 교우들에게 감사의 선물로 한 그루씩 대추나무를 주었다. 집에 심었는데 잘 자라고 대추가 매년 열리고 있다.

남편은 특별히 대추나무에 물을 많이 준다. 물이 모자라면 대추가 쭈글쭈글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대추나무 밑은 늘 물이 흥건하다. 나는 웬 물을 그리 많이 주느냐며 물값을 감당 못하겠다고 불평한다.

요즈음 한국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오스카 후보에도 여러 부문에서 올라 화제다. 영화를 통해 미나리는 씨뿌리기로 재배한다는 것을 알았다. 뿌리로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집에서 한인 마켓은 가깝지가 않다. 마켓에서 줄기 마디에 작은 흰 뿌리가 보이는 미나리 서너 단을 사왔다. 잎은 생선 찌개에 넣고 조그만 흰 뿌리가 조금 보이는 미나리 두어 줄기를 투명한 꽃병에 꽂아 놓았다. 뿌리가 하얗게 나고 자란 것들을 대추나무 밑 물이 질척한 곳에 심었다. 줄기로 퍼져 많이 자랐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미나리는 줄기를 절단하는 영양번식으로 재배가 된다고 한다.

작년 가을 김치할 때 잘라다 넣었다. 요즈음도 제법 자란 한쪽을 베어 먹으면 또 자란다. 미나리는 향이 있다. 음식에 넣으면 색깔도 산뜻하다. 미나리는 물기가 좀 있으면 줄기로 뻗어 영역을 넓히며 자란다고 한다. 미나리는 끈질긴 생명력을 느끼게 해준다.

이민의 어려움 속에서도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을 보면, 한인들은 미나리와 같은 강인한 생명력이 있는 것 같다.


박영혜·리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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