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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가자미식해

봄 새벽안개 자욱한 길

비장함으로 거친 파도 가르고

땅끝까지 내려

팔랑거리는 나비춤 미끼에



등에 뱃가죽 붙이고도

가득가득 알을 품고

치열한 절망감으로

펄떡펄떡 올라온다



토막토막 간에 절여

새 주둥이 노랑 조밥에

보리 싹 엿기름으로

뼛속까지 삭힌 후에

무채에 고추 물 입혀

시원하게 재웠다



붉은 석양빛에

반지르르 윤기 걸치고

바다를 품고 돌아온 놈들

그 고운 빛 가슴에 품어

흰 소반에 담으니

지새워 달인 보약 냄새

봄꽃처럼 피워낸다


박선원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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