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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조급증과 불안·강박 장애

40대 여성 김씨가 조급증이 심해졌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김씨에 따르면 평소에도 조급증이 있었다. 약속이 있으면 며칠 전부터 신경을 쓰고 준비하고,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바로 해결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급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심해졌다. 이전에는 해야 할 일을 바로 해결하지 못하면 마음이 편치 않은 정도였지만 지금은 못하면 안절부절못하고 불안하고 짜증과 신경질이 난다는 것이다. 김씨는 화를 내는 일도 잦아졌다고 털어놨다.

조급증(Impatience)은 조급해하는 버릇이나 마음을 말한다. 조급증이 있는 사람은 주로 사람을 기다리거나 어떤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가만있기 힘들어한다. 기다림, 인내심 없이 일을 마치길 원하며 또 기다릴 마음이 없다는 것을 표현하기도 한다. 대체로 성격이 급하거나 참을성이 적거나 하는 사람에게서 조급한 마음, 그에 따른 행동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조급증이라고 하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정신장애의 하나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조급증은 사전적 의미 그대로 조급해하는 버릇이나 마음이지 병명은 아니다. 정신의학이나 임상심리학에서도 진단하는 정식명이 아니며 전미정신의학회(APA)의 최신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도 없다.

다만, 그 원인을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 김씨의 경우, 상담해보니 불안이 그 원인이었다. 깜빡해서 약속을 놓칠까 하는 불안, 준비 없이 약속에 나갔다가 실수를 하거나 일을 망칠까 하는 불안, 일을 바로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것 같은 불안이 조급증을 부추겼다. 김씨의 조급증(또는 불안)은 코로나19가 터지고 3~4개월 지나 여름부터 급격히 심해졌다. 코로나에 걸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과 두려움이 더해진 것이다. 짜증과 신경질도 부쩍 심해졌고 어떤 일을 해결하기 전에는 걱정과 스트레스로 식욕도 잃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지경이 됐다. 김씨의이런 불안(김씨는 조급증이라고 알고 있는)은 6개월 이상 지속했고 불안 장애(Anxiety Disorder) 초기인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조급증의 기제가 항상 불안에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급증의 다른 원인 중 하나로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도 종종 꼽힌다. 조급증이라 믿었지만 사실은 불안한 마음, 과도한 걱정 등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해서 떠올라 강박사고를 낳고 강박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그런가 하면 불안 장애와 강박 장애 모두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적응 장애(Adjustment Disorder) 등 다른 원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조급증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조급한 마음에 일을 서두르다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스스로 긴장 상태를 유지해 일을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순기능도 있다. 다만 적당한 긴장이 아닌, 과도한 긴장으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면, 또 조급한 마음, 버릇이 불안이나 두려움으로 커지고 또는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게 한다면, 또 이 같은 증상의 정도가 심해지고 장기간 나타난다면 전문가와 상담해볼 것을 권한다.

▶문의: (213)235-1210


문상웅 / 이웃케어클리닉 심리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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