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미국 역사의 소중한 일부분”
아시안 혐오범죄를 말하다
GSU 재학 양샤론 씨
희생자 추모행렬 동참
애틀랜타시 피드몬트 로드 골드 스파 앞에서 지난 21일 만난 한인 양샤론(22·스와니)씨는 몸집보다 커다란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지만, 목소리에 힘이 묻어났다.
친구들과 한국어로 대화도 많이 하고 노래방도 자주 가고 한국 드라마도 즐겨 본다는 평범한 한인 차세대인 그는 지난 주말을 모두 반납하고 LA에서 방문한 사촌 동생 윤선미(20) 씨와 거리로 나왔다. “처음 뉴스를 봤을 때는 확실히 무슨 일인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희생자의 한 아들은 제가 다닌 학교 바로 옆 학교를 졸업한, 같은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닌 친구였어요. 친구의 친구였던 거예요. 정말 너무 슬펐어요.”
양씨는 이번 총격 사건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잘못된 교육과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그는 “백인들은 그동안 백인의 시각(perspective)으로만 우리(아시아계)를 판단하고 규정하고 가르쳤다. 그래서 우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우리에게 공감할 수 없었다”면서 “총격범은 희생자들을 자신과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았고, 그들이 힘없는 존재라서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했기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아주립대(GSU)에서 교육학을 공부 중인 양씨는 학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비롯해 이곳에 사는 다양한 민족의 역사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종 차별주의자들은 그들의 역사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만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타민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민족도 이 나라에 와서 이렇게 힘들게, 열심히 살았고 생김새만 다를 뿐 같은 경험(역사)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배우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커리큘럼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사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책 안에서 나를 보고, 다른 사람도 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교육은 어릴 때부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씨가 초등교육(elementary education)을 공부하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양씨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20일 다운타운 주 청사 집회에 갔는데 아시안 커뮤니티를 지지하기 위해 그렇게 다양한,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처음 봤다”면서 “분노를 생산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때 우리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플래카드 속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아시아계)를 다시 인간으로 봐야(Rehumanize) 합니다. 똑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으니까 이런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겁니다. 스스로 깨닫고(Realize), 가르치고(Educate),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Dialogue) 공감해야(Empathize) 합니다. 또 우리를 지지하고(Advocate), 나타내야(Represent) 합니다. 우리도 사람이고, 우리도 소중하고 우리도 역사가 있습니다!”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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