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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교수 이민자의 자녀양육 61] 이민자들의, 이민자들에 의한, 이민자들을 위한 책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민자와 그 자녀들에게 성경은 옛날이야기, 비현실적인 이야기, 그래서 상관 없는 이야기인가? 그렇지 않다. 성경은 이민자들의, 이민자들에 의한, 이민자들을 위한 책이다.

첫째, 성경은 이민자들의 책이다.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다양한 종류의 이민자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특성은 현대 이민자들의 특성과 흡사하다.

성경에는 히브리인들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히브리란 단어는 맨 처음 아브라함에게 붙여진 이름이었다. 지금은 히브리라는 이름이 종족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어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민족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지만, 원래는 ‘건너다, 횡단하다’라는 의미의 단어에서 나온 것으로 사회적인 개념으로 사용되어 “이동하는 사람, 방랑자, 유목민”을 가리켰다. 때로는 “거주지를 떠난 사람, 난민, 망명자”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했다. 즉, 히브리인은 “국경을 넘은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오늘날의 이민자인 것이다.

아브라함을 히브리인이라고 부른 이유는 그가 약 4,000년 전에 남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 팔레스타인 땅으로 옮겨갔기 때문이었다.

이민1세인 아브라함은 비전을 가지고 이민길에 올랐다. 그의 비전은 위대한 나라를 세우고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것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새로 밟는 땅의 곳곳에서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장벽을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비전을 수시로 되새기며,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역경을 이겨냈다. 오늘날의 이민1세들이 각자의 비전을 따라 이민길에 오르고 그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았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은 이민 2세로서 부모에게는 착한 아들이었고 아내에게는 좋은 남편이었다. 그는 죽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도 아버지에게 순종했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를 위해 기도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 충실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성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닥칠 때 과감하게 맞서기보다는 뒤로 한발씩 물러섰다. 어쩌면 오늘날 이민자의 자녀들처럼 부모와 주류사회 사이에서 정체성이 불분명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겠다.

이삭의 아들로서 이민3세인 야곱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비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악착같이 살았다. 비전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비전을 일구어내는 삶을 살았다. 결국 이민1세와 2세가 닦아놓은 터 위에 집안을 일으키고 타민족의 땅에 자신의 뿌리를 확고하게 심는 이민3세의 삶을 살았다.

성경에는 그 외에도 형들에게 팔려 이민길로 내몰렸던 요셉, 입양아로 성장하여 자기 민족을 노예생활로부터 구원한 모세, 경제적인 이유로 이민을 갔다가 역이민을 통해 자신의 땅으로 돌아온 나오미, 국제결혼을 통해 이민한 룻, 이민사회에 어울려 살며 동족의 양심 역할을 했던 에스겔, 이민자로서 외국 학문을 닦은 후 그 나라 정부의 관직에 머물며 동족을 도왔던 다니엘과 세 친구, 이민2세였음에도 민족의 정체성회복을 위해 헌신한 에스라, 조국을 재건하기 위해 일신의 영달을 포기한 느헤미야 등 많은 이민자들이 성경에 등장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민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 모두가 아담과 하와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에덴에서 살도록 창조되었지만,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한 댓가로 에덴에서 쫓겨나 강 건너 낯선 땅에서 땀흘리며 고생하는 이민자의 삶을 살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민자들 중의 이민자는 예수이시다. 그는 하늘나라를 떠나 이 세상으로 오셨다. 이민자들 중에서도 가장 미천한 이민자로 오신 예수는 힘없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의 편에서 살다가 그들을 위해 돌아가셨다. 한시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며 수고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꿈을 이루어주시기 위해 승천하셨다. 창조주 하나님이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이민자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이 이민자들을 사랑하신다는 단적인 증거이다.

이렇듯 이민자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성경은 이민자들의 책이다.

뿐만 아니라 성경은 이민자들에 의한 책이다. 로마 정부의 핍박으로 인해 베드로, 요한, 스데반, 바울, 바나바, 실라, 야고보 등 많은 사람들이 예수만이 주님이라고 가르친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거나 죽임을 당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핍박을 피해 소아시아와 유럽 여러 곳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들을 통해 성경이 땅끝을 향해 퍼졌다. 그래서 성경은 이민자들에 의한 책인 것이다. 오늘날의 이민자들은 성경 속의 이민자들로부터 바톤을 물려받아 복음을 땅끝까지 전할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또한 성경은 천국시민권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을 위한 책이다. 성경은 세상에 사는 이민자들에게 여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민자들은 성경을 보면서 자신들의 시민권이 천국에 있음을 기억한다. 성경을 공부를 통해 천국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배운다. 이민자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전해야 할 이유와 이민자의 삶을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이렇듯 성경은 이민자들을 위한 책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모든 이민자들은 모두 오늘날의 이민자들과 같은 본성과 인격을 지닌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이민자들이 경험하는 생로병사(生老病死)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모두 경험했다. 그들은 때로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는데 사용되는 삶을 살았다. 성경의 이민자들의 경험을 교사와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오늘날의 모든 이민자들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삶을 살 수 있다. 성공적인 이민자의 삶을 살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성경은 이민자들의 책이고, 이민자들에 의한 책이고, 이민자들을 위한 책이다. 오늘날의 이민자와 그 자녀들에게 상관 없는 책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오늘 신문보다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책이다.

참고로, 성경 안에는 하늘나라로 들어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자, 즉 구원의 유일한 길이 들어있다. 아직 천국행 비자를 받지 못한 분들은 가까운 교회의 사역자를 찾아가 상담 받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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