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한인 피해자 4명 신원 나왔다

3명은 시민권자, 1명은 한국 국적
바이든, 조지아 아시안 지도자 면담
의회 증오범죄법안 신속 처리 촉구

애틀랜타 총격사건으로 희생된 한인 여성 4명의 신원이 공개됐다.

19일 애틀랜타 경찰서가 공개한 명단에 따르면, 한인 사망자는 박순정(74)씨, 현정 그랜트(한국이름 김현정·51)씨, 김선자(69)씨, 유용(Yong A Yue·63)씨 등 4명이다.

이중 유씨는 아로마세라피스파에서 일하다가 희생됐으며, 나머지 3명은 맞은편 골드스파에서 변을 당했다.

경찰은 사건 다음날인 17일 이들을 부검했다. 부검 결과 박씨와 그랜트, 유씨는 두부 총상으로 숨졌으며, 김씨는 가슴에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사망자 중 3명은 미국 국적이며, 1명은 영주권을 보유한 한국 국적”이라고 밝혔다.

한인사회와 지인들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피해자 가족들이 애틀랜타에서 장례절차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족 측은 “신원을 확인했을 뿐 시신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신원이 밝혀지면서 일부에서 제기된 서류미비의 불법 체류 신분이라는 의문은 허위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애틀랜타에서 수년간 거주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전역에서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아시안 혐오범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위물결은 총격 용의자에 아시안 혐오범죄 적용 여부 논란과 함꼐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찰은 사건 직후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에 대한 ‘성 중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아시안 혐오범죄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19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애틀란타를 방문해 아시안 지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대통령은 당초 코로나19 경기부양안 홍보 투어의 일환으로 애틀랜타를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16일 총격사건이 발생하면서 이같은 일정이 잡혔다.

이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공유한다며 “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오범죄법(Covid-19 Hate Crimes Act)을 신속히 처리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레이스 멩(민주·뉴욕6선거구) 연방하원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해당 법안은 연방정부 차원의 증오범죄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은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