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머니의 신발
딸애가 들고 온 신발 한 켤레거울 앞에서 신어 본다
바라본 거울 속에
어머니 서 계신다
질척이는 호미 밭에도
어둑한 새벽, 교회 갈 때에도
어김없이 함께한 단짝
코 옆이 찢어지면 총총 꿰매서 신으셨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내게
“신발이 늙으니 편안해서 좋구나 얘”
어머니의 그 말씀이 에밀레종 소리인 양
가슴 속에 울리면 울컥 깊이 치미는 뜨거운
한 덩어리
마주 바라보는 거울 속 어머니
눈물이 반짝인다
엄경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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