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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

벌써 1년 전이다.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틀 뒤 미국도 코로나19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지구촌은 그야말로 미증유의 재앙을 겪었다.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고통을 겪었으며 지금도 겪고 있다. 미국만 해도 50만 명 이상이 이로 인해 사망했다. 이에 따라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사회는 피폐해졌다. 일상의 삶도 송두리째 바뀌었다.

그럼에도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 1년이 지난 지금 팬데믹은 이미 바닥을 쳤으며, 꽃 피는 봄과 함께 곳곳에서 희망의 소리가 들린다.

특히 백신 개발과 보급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는 게임체인저가 됐다.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최근 존슨앤드존슨까지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승인을 받아, 앞으로 백신 공급 물량은 계속 늘어나고 접종 대상자가 확대되어 접종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5월 말까지 모든 미국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희망했다. 당초 목표인 7월 말보다 두 달 당겨진 일정이다.

세계보건기구도 내년까지 모든 나라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코로나19를 박멸할 수는 없어, 풍토성 바이러스로 남더라도 위험 수준은 크게 낮아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드디어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저위험군인 비접종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만날 수 있다는 것. 백신 접종 완료자는 마지막 백신을 맞은 때로부터 2주가 지난 사람으로, 다른 백신 접종 완료자와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은 채 만날 수 있다. 또 중증을 앓을 위험성이 낮은 비접종자들이 한 가족 구성원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올 가을쯤엔 정상생활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정상으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지난 1월 조사 때보다 1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그렇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 세상만사 모든 일에 긴장을 풀었다가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것을 우리는 자주 경험했다. 새벽이 되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실제 변이 바이러스의 존재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WHO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따라서 상황이 종료되기 전까지 여전히 방역 수칙을 지키며, 조심하는 것이 마땅하다.

CDC도 딱 맞는 마스크 착용의 상용화, 손 자주 씻기, 공공장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본 안전 수칙은 백신 접종 완료자도 계속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도 여론조사 결과 미국민 대다수는 백신 접종 후에도 공중보건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안심이 된다.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가구나 내의에 잠복해 있고, 방이나 지하실, 트렁크, 손수건이나 낡은 서류 같은 곳에서 살아남아 있다가 아마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울 것이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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