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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겨울 화톳불

시간의 혼란을 밟는 산객들이여
차디찬 겨울의 빙해 속에서
방황을 멈추고 여기로 오라.
그대의 찬 몸을
온기로 즐겁게 덮혀주는
아지트 화톳불이 이제 타오르고 있다.

여기 밟고 서서


침묵하라
귀속으로
조잘거리는 골짜기의시냇물처럼
시간의 정적,
고요와 평화가 흘러들어 오도록

현란한 계절에 출렁이며 춤추던
호수는 사라지고
얼어붙은 빙판은
그 위에 백설들이 내려서
정적을 토하고.
옷 벗은 나무들도 귀 기울이고 있다.

화톳불의 날개를 타고,
신문지면의 건방진 세상들이
저승의 기슭으로 떠난다.
세상에 아양 떠는 아첨을
거드름 피는 돈의 허세를
허리 고분고분한 입신양명을
비굴의 키스를
편애하는 건방진 세상들이
불타는 신문지와 함께 연기 처럼 사라진다.

여기 비밀 지하 본부 아지트에서
붉은 열정으로 타오르는
화톳불은
솟으면서 꿈틀거리며,
한기의 싸늘한 세상을 물리치고,
산객들을
순수의 백설 나라로 안내한다.


고용하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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